아베나나 「웃는 모습과 마법과 달토끼」

1 : ◆mFn3UjZXws [saga] :2014/04/07(月) 05:49:04.12 ID:lS8gWQ+Xo


실재하지 않는 구멍을 열어, 부끄러운 이름을 붙였다.









……가장 눈부신 그 별의 이름은, 나밖에 모른다.








2 :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2014/04/07(月) 06:05:37.89 ID:lS8gWQ+Xo


아이돌, 하면?

그런 질문을 하면, 나와 동년배이거나 그 이상인 사람은 대부분 돌연변이 괴물, 히다카 마이의 이름을 댈 것이다.

최근 예능계를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조금 사정이 바뀐다.
소위 "오우거 이후", 아이돌 전국시대가 된 이 수십년 동안, 많은 샛별이 나타났다.

우리 사무소만 쳐도, 타카모리 아이코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칸자키 란코를 미는 사람도 있다.
혹은…… 내 이름을 대는 분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사무소의 간판 아이돌은? 하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은 유닛 이름을 댄다.



3 :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2014/04/07(月) 06:06:12.23 ID:lS8gWQ+Xo





뉴 제네레이션.





4 :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2014/04/07(月) 06:07:25.04 ID:lS8gWQ+Xo


혼다 미오、시마무라 우즈키、그리고 시부야 린.

사무소 설립과 거의 같은 시기……
지금은 모르는 사람 없는, 세 명의 명(名)프로듀서가 사운을 걸고 짠 아이돌 육성계획.

결성 당시에는 실력, 그리고 경험 부족으로 "망한 이름"이니 "억지"니 하는 소리를 들었으나,
데뷔 이후로 2년반이 경과한 현재에는, 명실공히 "신세대의 기수"라 불리는 존재가 되었다.

사무소 안에서도 상황은 그리 변하지 않는다.

란코를 필두로,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개성적인 면이 강한 (나도 그쪽이지만) 사무소 안에서도,
NG 세명의 존재는, 모두가 걷는 길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정신적 지주라고도 해도 좋았다.



5 :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2014/04/07(月) 06:08:47.11 ID:lS8gWQ+Xo


업계 내외 가리지 않고, 린은 NG의 리더라 불리었다.

키는 크고, 다리는 쭉 뻗었다。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눈동자. 사람을 끄는 카리스마 성.

많은 사람에게, 린은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실제로 그녀를 목표로 건 아이돌 후보생도 늘고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많은 사람들의 경우. 



6 :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2014/04/07(月) 06:09:47.62 ID:lS8gWQ+Xo





이건, 태양이 발하는 눈부심에 반해서.
그곳에 닿고자 손을 뻗은, 어떤 메갈로마니아의 이야기.




11 : ◆0vdZGajKfqPb [saga] :2014/04/07(月) 23:27:56.91 ID:lS8gWQ+Xo


「타카츠키 야요이의, 읏우ー! 요리 사시스세소!」

사무소의 테레비에서, 안정된 시청률을 지진 요리 프로가 나왔다.

「오늘의 게스트는, 어제 라이브를 막 끝낸 시마무라 우즈키 씨입니다ー!」

「안녕하세요, 시마무라 우즈키입니다! 요리는 자신이 없지만, 오늘은 열심히 하겠습니다!」

야요이와 같은 에이프런을 건 우즈키가, 가슴 앞에서 주먹을 꽉 쥔다.
여전히, 웃는 모습이 좋다.

「오늘은 시마무라씨랑 함께, 페스카트레를 만들 꺼에요!」

「페, 페스카레……으음、뭔가 어려워보이는 이름이네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요령만 알면 엄-청 간단하고 맛있으니까, 힘내서 해봐요ー!」

「네! 잘 부탁드려요, 야요이 씨!」



12 : ◆0vdZGajKfqPb [saga] :2014/04/07(月) 23:30:27.55 ID:lS8gWQ+Xo


오늘 저녁은 파스타로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며 멍하니 있다가, 지금 아직 취재중이었단 사실을 떠올렸다.

「더빙을 하면서 레슨도 겹치고, 거기에 라이브……세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어렵지 않나요?」

「그렇지 않아요. 바쁘지만, 어렸을 적부터 항상 동경해온 일이니까요.
 완성된 작품이나 라이브에 팬 분들이 반응을 보내주시면, 피곤도 달아나 버려요」

항상……이란 말은 별로였을까. 아니 그래도, 꿈꿔온 건 사실이니까.

「지금은 오히려 좀 더 많이, 다양한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선 스케쥴 관리가 좀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요」

「나나 씨는 정말로, 일을 좋아하시네요.
 우사밍 성인이 증식하는 이유가, 조금 알 것 같아요」

「아하하……나나 혼자 힘이 아닌 걸요.
 이런 나나라도 귀여워 해주시는 분이 있는 건 정말 기쁜 일이에요」

특히 프로듀서 씨는, 꽤나 무리한 부탁도 들어주고 있다.
나를 위해, 전문분야가 아닌 성우 일도 가져와 주니까.



13 : ◆0vdZGajKfqPb [saga] :2014/04/07(月) 23:31:43.75 ID:lS8gWQ+Xo


「그런 나나씨도 팬도 즐거웠던 라이브, 대성공이라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고생이 보답받았다, 란 느낌일까요?」

「이번에 특히나, 커다란 회장에서 처음으로 단독 라이브였으니까요.
 코우메 쨩과 다른 아이들도 노력하고 있는데, 나나만 레슨도 성우도 어중간하게 할 순 없는 일이고요」

다른 사무소처럼, 사무소 중심 멤버는 거의 고등학생이다.
그녀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레슨에 참여하고 있는 이상, 놀고 있는 내가 약한 소리를 할 순……

……아.

「하, 학교에서 깜빡 자버려서, 선생님한테 혼날 때도 있지만요. 아하하……」

「그……그렇군요. 성우와 아이돌 뿐만 아니라, 학생까지 세다리를 걸치고 있네요」

오늘은……어쨌든, 쉬었다고 해두자. 봐, 우즈키 쨩도 TV 출연하고 있고.



14 : ◆0vdZGajKfqPb [saga] :2014/04/07(月) 23:33:51.24 ID:lS8gWQ+Xo


「그리고……린 쨩도 MC로 얘기했었지만, 이번 라이브는 어디까지나 통과점이에요.
 한 획을 긋긴 했지만, 여기서 걸음을 멈추고 싶지 않아요」

신델레라에게 걸린 마법은, 12시 종이 울리면 풀려 버린다.
그러니까, 그때까진……무도회를 즐기고 싶다.

「나나 씨는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그럼, 오늘은 고마웠습니다」

「아뇨아뇨……자주 읽은 잡지니까, 거기에 나나 인터뷰가 실리다니 영광입니다」

애니메이션 잡지의 인터뷰였는데, 꽤 삼천포로 빠진 느낌이다.
……위험한 부분은, 프로듀서 씨가 체크해주겠지. 아마.

「좋은 기사가 되겠는 걸요. 이번에, 스기타 씨와 대담도 셋팅해둘 테니까요」

「에엣……가, 감사합니다」

어쩌지. 프로듀서 씨와 어디까지 파고들어도 좋은지 상담해두지 않으면.



15 : ◆0vdZGajKfqPb [saga] :2014/04/07(月) 23:39:35.48 ID:lS8gWQ+Xo


자리에서 일어선 기자분을, 치히로 씨와 배웅하러 간다.

「사장님, 가는 길에 장을 좀 봐와도……」

「안되요. 장보기는 밖에 다니는 P에게 맡기고, 배웅하면 바로 돌아오도록」

「네에……」

요 사이에 유괴 소동이 있은 뒤로, 치히로 씨가 외출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상하단 얼굴을 하는 기자 분을, 쓴웃음을 지으며 이끈다.

「그러고보니……봤어요, 총선거 중간발표」

돌아가는 길에, 기자 분이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전체 5위, 축하드립니다」

「아하하……고맙습니다」

제대로, 애교 있게 웃었을까.

비 온 후의 봄 공기는, 조금 차가왔다.



16 : ◆0vdZGajKfqPb [saga] :2014/04/08(火) 00:53:50.89 ID:pJoS4PSgo


신데렐라 걸즈 총선거.

유키는, 올스타 투표같은 거라고 했던가.

우리 사무소 수속 아이돌 전부를 대상으로,
팬 투표, 프로듀서 투표, 아이돌간 투표를 행해,
사무소의 간판이 될, 정점에 설 아이돌을 선출하는 이벤트다.

상위에 선 아이돌은, 사무소가 그 해의 "얼굴"로 백업한다.

그걸 빼더라도, 사무소 내의 아이돌을 업계 내외에 널리 선전하는 이벤트로,
사무소 주최론 꽤나 대대적으로 흥이 일고 있다.



17 : ◆0vdZGajKfqPb [saga] :2014/04/08(火) 00:57:00.11 ID:pJoS4PSgo


그렇다고 해서, 별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애초에 말야, 자 총선거다ー해도, 이제와서 안즈랑 사무소 사람들 뭘 할 게 없잖아?
 아양 떤다고 노는 날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너무 일 많은 것도 싫고」

이건, 안즈의 변.

후반은 그렇더 치더라도……결과 발표까지 선거 관련 일이라 부를만한 게 없는 이상,
우리들 아이돌은 이때까지 자신이 해온 성과를 믿고, 언제나처럼 일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 시기의 묘하게 무겁고 불편한 분위기인 사무소가, 나는 별로 좋지 않았다.



18 : ◆0vdZGajKfqPb [saga] :2014/04/09(水) 19:55:57.63 ID:34uGLmhOo


「수고하셨습니다!」

「어머, 다녀왔어 우즈키」

생방송을 끝낸 우즈키가, 프로듀서 씨와 함께 돌아왔다.

그는, 나를 아이돌로 프로듀스 해준 사람이다.

「나나, 근육통은 괜찮아?」

「뭐、뭐어……나나도 아직 열일곱 살이니까요! 우즈키한테 질 수 없어요」

요 몇일 체력회복이란 명목으로, 내 일은 사무소 안에서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담당이 같은 우즈키나 미쿠가 평범하게 일을 하는 건……내 연령을 고려한 거겠지.
프로듀서 씨에겐, 각종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19 : ◆0vdZGajKfqPb [saga] :2014/04/09(水) 19:58:40.51 ID:34uGLmhOo


「어떡하죠, 요즘 애들이 세가 새턴을 알까요?」

「새턴이라니……최근 게임 얘기를 해, 블로그에 몇 개 적었잖아」

프로듀서씨와 담소하면서, 벽을 등 지고 외로운 듯 웃는 우즈키가 시야에 들어왔다.

「확실히, 꽤 유명한 성우 분이라며? 정식으로 오퍼가 있었으면, 스케쥴 비워둘게」

「프로듀서 씨……고맙습니다! 제대로 예습해 둘게요♪」

「뭐ㅡ, 생방송이 아니니 어떻게든 되겠지……그래서, 다음주 초 말인데……」

왠지 미안해져서, 나는 가슴의 아픔을 느끼며 그녀의 존재로부터 눈을 돌렸다.



21 : ◆0vdZGajKfqPb [saga] :2014/04/09(水) 20:02:20.85 ID:34uGLmhOo


애당초 시작은, 반년 전, 내가 과로로 쓰러졌을 때였다.

병상에선 약해지는 일도 있는 법이다.

프로듀서 씨에게, 평상시에 대한 감사를 말하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숨겨 왔던 그에 대한 호의를 입에 담고 말았다.

그 자리에서 놀라서 둘러대곤, 잘 화제를 넘기곤.

그 뒤론 어떻게, 그때까지대로 거리감을 지킬 수 있었지……만.

한 번 생각을 말해 버린 나의 마음엔, 커다란 응어리가 남았다.



22 : ◆0vdZGajKfqPb [saga] :2014/04/09(水) 20:03:10.23 ID:34uGLmhOo


거기엔 순전히, 팔리고 있는 아이돌이 담당 프로듀서랑 스캔들이 된다는 위험성을, 잘 알고 있으니까……라는 점도 하나.

다른 하나는,

「거기에, 간을 봐달라고 파스타를 맛보게 해드렸어요……
 프로듀서 씨, 맛있다고 말해주셨어요. 에헤헤」

「역시 야요이 레시피네요.
 우즈키가, 쉽게 흡수한다는 것도 있겠지만」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아이돌인 그녀도 또한,
그에게 호의를 품고 있단 점이다.


23 : ◆0vdZGajKfqPb [saga] :2014/04/09(水) 20:03:58.41 ID:34uGLmhOo


「그랬더니 프로듀서 씨, 『우즈키는 좋은 색시가 되겠구나』라고.
 그거 듣고 저, 왠지 얼굴이 뜨겁게 되서……」

새해 초에 데뷔한 나와 우즈키의 유닛, 행복한 토끼.

같은 나이……라는 걸로, 대기실이나 이동 중에 연애 상담을 듣기 시작한 게, 몇 달.

「그래도, 그런 건 역시 빈말이려나요……
 프로듀서 씨, 사람을 잘 칭찬하니까요」

「그런 거 아니에요, 분명.
 우즈키는 몸매도 좋고 가사도 잘하니까, 나나가 봐도 근사한 여자라구요?」

소녀의 어슴프레한 연심은, 시간이 흐를 수록 착착 순수하게 자라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나나에게도 이것저것 배운 덕분이에요」

「나는 도와주기만 했을 뿐이에요. 우즈키의 노력의 산물인 걸요」

그거과 비례하듯, 내 가슴을 콕콕 찌르는 아픔.



26 : ◆0vdZGajKfqPb [saga] :2014/04/12(土) 21:38:41.62 ID:AXCv6A7Yo


그녀가 나의 세계에 처음 등장한 때는, 2년 전 겨울.

그 날도, 면접에서 좋은 감촉을 얻지 못한 나는,
꺾일 듯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아키하바라까지 발을 옮겼다.

애니메이션 정보지를 서서 읽으며, 천엔 짜리 장을 보고 정기권을 뽑아서.

당초 아키하바라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유미의 라이브를 보고,
내가 이루고 싶은 꿈……아이돌이란 일을 재확인한다.

그 시절 나의, 일과 같은 것이었다.

「그럼, 들어주세요」

그리고……그 날 라이브 배틀의 상대로.

「제멋대로 로맨틱!」

그녀가, 거기에 있었다. 



27 : ◆0vdZGajKfqPb [saga] :2014/04/12(土) 21:41:05.69 ID:AXCv6A7Yo


빈말로도 좋은 퍼포먼스라곤 할 수 없었다.

회장은 어웨이, 관객의 반응 역시 드문드문.

그 때 그녀는 아직 성장단계로, 실력도 실적도 유미만 못했다.

그래도……아니, 그렇기 때문에.

「고맙습니다!」

손에 잡힐 듯한 아이돌로, 기쁜 듯 스테이지 위에서 웃는 그녀의 모습은.

「시마무라 우즈키,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나에겐……너무 눈부셨다.



28 : ◆0vdZGajKfqPb [saga] :2014/04/12(土) 21:43:06.07 ID:AXCv6A7Yo


선망, 동경……조금 질투. 그리고 많은 용기.

스테이지와 거리가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존재는,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기왕이면. 마지막에 하고싶은 걸, 하고 싶은 만큼 하자.

그러니까, 집에 돌아온 나는 바로 움직였다.

스테이지 위에서 밝힌 그녀의 이름을 휴대폰으로 검색하고,
어릴 적 엮어놓은 꿈을 그린 노트를 넘기며.

달 뒷면에 있는, 나밖에 모르는 그 별의 이름을, 방 안에서 혼자 중얼거린다.

「우사밍 파워로……메르헨 체인지……」

과대망상(*) 수준이다. 어린애라면 몰라도, 내가 이름을 대기엔 좀 아플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미 나는, 그 눈부심을 알아 버렸다. 이유따윈, 그걸로 충분하다.

그런 식으로 웃을 수 있다면. 나는 몇 번을 울어도 좋아.

「……아, 여보세요. 후보생 모집 광고를 봤는데요……」


(*과대망상 = 메갈로마니아)

29 : ◆0vdZGajKfqPb [saga] :2014/04/12(土) 21:43:48.77 ID:AXCv6A7Yo


어쩌면 그건, 사랑이라 불러도 좋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녀와 같은 마법사의 손에 닿아 빛났다.

토끼 마차에 타고서, 무도회에서 그녀와 함께 춤추고 있다.

마법사에 대한 마음을, 감춘 채.



31 :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e] :2014/04/13(日) 03:31:29.68 ID:97o4APVco


아이바 쨩이 아키하바라에서 활동했단 거 원네타 있어?
별로 아키바 계란 이미지가 없어서



32 :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SSL) [sage] :2014/04/13(日) 03:50:00.34 ID:C0Ofr8jT0


>>31
아키하바라 에리어의 보스



33 : ◆0vdZGajKfqPb [saga] :2014/04/13(日) 13:49:47.36 ID:I/UE5KgBo


정규 라디오 수록을 끝내고, 사무소에 얼굴을 내민다.

내일 스케쥴을 확인하며, 생각지도 못하게 한숨이 흘러나온다.
당황해서 삼키고는, 대신 화이트 보드를 사진으로 찍었다.

내일 오후 2시, 우즈키와 함께 악수회.

……안되겠다, 나.

일도 즐겁고, 우즈키와 함께 활동하는 것도 기쁠 텐데.

그러니까 한숨을 내쉴 이유 따위, 어디에도 없을 텐데.



34 : ◆0vdZGajKfqPb [saga] :2014/04/13(日) 13:51:05.26 ID:I/UE5KgBo


「수고했어, 나나」

「아……수고하셨습니다, 프로듀서 씨」

그의 목소리에, 나는 왠지 안심했다.

아니면 이게, 상사병, 이란 걸지도 모른다.

지금 나에겐, 그의 말 하나하나가 마법의 주문 같았다.

「왠지 어두운 얼굴인데, 고민 있어?」

왜냐면, 나에게 마법을 걸어준 사람인 걸.

진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도, 간단히 알고 있을 테니까.



35 : ◆0vdZGajKfqPb [saga] :2014/04/13(日) 13:52:18.76 ID:I/UE5KgBo


「아뇨오……왠지, 아이돌이란 즐거운 일만 있는 건 아니구나해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 정도로, 말을 흐린다.

당신을 다른 아이와 빼앗고 싸울지도 몰라요, 라니 차마 이야기할 수 없었다.

「드문 일이네, 나나가 그런 말을 하다니……아, 총선거 때문에?」

잘 이야기를 피했네……도 아니었다. 그건 그것 나름 고민의 싹이었다.

「블로그 코멘트가 갑자기 늘어서 봤더니, 염상처럼 되어버려서. 아하하……」

뭐, 안티가 느는 것도 인기의 증거이고 애초에 비난 받는 일은 익숙하다.

자신이 「별종」 카테고리에 속한단 자각도 있고, 정통파 타입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골라낼 수가 없을 정도라, 일단 코멘트 금지로 해뒀습니다. 나중에 체크 부탁드려요」

「알았다. 다른 애들 블로그도 돌아볼까」 



36 : ◆0vdZGajKfqPb [saga] :2014/04/13(日) 13:59:39.89 ID:I/UE5KgBo


아무리 좋은 일을 늘어놓아도, 이 업계는 결국 파이 빼앗기다. 그건 알고 있다.

요번 달에도, 약 오십 명의 여자애들이 사무소 산하의 연습소에서 아이돌 후보생이 되어,
같은 정도의 수가 아이돌이 되지 못하고 여기를 뜨는 것을 보았다.

업계 전체로 보면, 분명 많은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고 있겠지.

나도, 그 안에 한 명이었을지도 모른다.

많은 우연이나 필연이 겹쳐져, 나는 그녀들의 꿈과 희망의 시체 위에서 노래하고 있다.
그녀들의 긍지에 걸고, 응석 부려서는 안된다.

그건……알고 있지만.



37 : ◆0vdZGajKfqPb [saga] :2014/04/13(日) 14:02:45.87 ID:I/UE5KgBo


「……우사밍 성인으로 톱 아이돌을 노린다, 역시 이상한 걸까요?」

「뭐야, 갑자기. 설마, 아이돌 그만둔다던가 할 생각은 아니지?」

동요한 프로듀서 씨의 물음에, 쓴웃음으로 답한다.

「그만두지 않아요, 이렇게 즐거운 일……그렇게 간단히 빠져나올 수 없으니까요」

체력면은 좀 불안하지만, 최근엔 장시간 라이브도 견딜 수 있게 되었다.

성우 일도 받아서, 만범순풍. 계속 이 시간이 이어졌으면, 하고 자주 생각한다.

「하지만, 우즈키하고 있으면 좀 생각에 잠겨버려요
 거짓말을 해서 아이돌이 된 나나에게, 톱에 설 자격이 있을까……라던가」

그런 나에게, 우즈키의 첫사랑을 짓밟을 권리가 있는가, 라던가.



38 : ◆0vdZGajKfqPb [saga] :2014/04/13(日) 14:06:12.41 ID:I/UE5KgBo


「나나……」

고개를 숙인 내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입꼬리가 늘어나는 감각.

「멍청아」

「우햣!?」

프로듀서 씨가 내 뺨을 잡아당긴 걸 알아채는 데에는, 좀 시간이 걸렸다.

「자격이 있는지 어떤지, 그런 건 1위가 되고 나서 생각하라고.
 톱 아이돌이 되는 게, 나나가 어릴 적 부터 꿈꿔온 일이잖아」

「혭……」

「거기에, 내 꿈도, 담당 아이돌이 정상에 선 풍경을 보여주는 일이니까」

뺨을 당긴 손가락에 힘이 실린다. 왠일인지, 별로 아프지 않았다.



39 : ◆0vdZGajKfqPb [saga] :2014/04/13(日) 14:10:27.03 ID:I/UE5KgBo


「나나는 평소처럼, 최선을 다해서 아이돌을 즐기면 돼.
 너를 우사밍 성인으로 프로듀서 하는 게, 나의 일이니까」

드디어 뺨에서 떨어진 손바닥은, 나의 머리에 살짝 올라간다.

「외야에서 어쩌니 하는 건 신경쓰지마. 뭐가 정답인지 뭐가 잘못인지、
 그걸 정하는 건, 나나 너 뿐이다」

아, 더는, 안돼. 이건 치사해.

「나나도 우즈키도 톱에 선다고 나는 확신하고, 팬도 그걸 바라고 있어.
 총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든, 너희들은 이미, 나에겐 신데렐라다」

체온이 올라가, 왠지 여러가지가 나와버릴 것 같다.

「아ー정말、알았으니까! 그런 부끄러운 대사는 금지에요!」

이상한 말을 꺼내기 전에, 그와 거리를 둔다.
아직 얼굴이 뜨겁다.



40 : ◆0vdZGajKfqPb [saga] :2014/04/13(日) 14:12:10.64 ID:I/UE5KgBo


「그래요, 톱 아이돌은 나나의 꿈이에요!
 프로듀서 씨가 등을 밀어주고 있으니까, 분명 이건 삐빗하고 왔어요!」

「응, 좋은 느낌인 걸. 내일도 지금까지처럼, 하나하나 눈 앞의 일에 전력을 다하고 와.
 그러면 나나와 우즈키의 힘으로, 결과는 따라오는 거다」

「우사밍 파워ー, 아카마루 급상승(*)이에요!
 지금이라면, 달까지 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러고……꺄핫」

……곤란하네.

우즈키,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다는 것 같아요……같은 말, 이래선 할 수 없는 걸.

물론, 이대로 분위기를 타고 「좋아해요」라고 말할 용기도, 나에겐 없었다.


(*오리콘 차트에서 인기가 오르면 빨간 원을 한 인장을 붙였던 것에 유래. 지금은 더 이상 쓰지 않는 사어死語)

41 : ◆0vdZGajKfqPb [saga] :2014/04/14(月) 01:33:03.21 ID:0S78rrOko


행복한 토끼의 악수회와 미니라이브는, 휴일이기까지 해서 대성황.

여름부터 나와 우즈키의 라디오를 시작합니다란 공지를 해서, 팬 여러분도 즐거워 보였다.

대기실에서 나오자, 기울어진 태양이 서쪽에서 비추어 왔다. 오늘은 따뜻하려나.

「나나, 오늘 이 다음에 예정 있나요?」

「오늘은……딱히 없네요. 내일 저녁까지는 오프라서
 느긋히 지낼까나~ 생각했어요」

라이브가 있어서 봄 분기 애니메이션 아직 못봤고, 요번 분기는 어떤 걸 좇아갈 지 슬슬 정하고 싶다.

그러고보니, 우즈키도 오늘부터 오프였나.

「우즈키가 좋다면, 다른 애도 함께 노래방이라도……」

「에헤헤. 잘 되었다. 우사밍 별에 놀러가도 좋나요?」

「……엣」

어. 어?



42 : ◆0vdZGajKfqPb [saga] :2014/04/14(月) 01:34:55.70 ID:0S78rrOko


「아……죄송합니다, 안 되나요……?」

「그게……안 될 건、없지만요」

그게, 그 장소는……우사밍 별도 뭣도 아니다.

아베 나나란 인간의, 치부라 해도 좋다.

거주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치히로 씨와 프로듀서 씨 정도인……비밀 장소.

가족과 떨어져 지금까지,
내가 밖에서 가지고 온 신음이나 아픔의, 매립지.

그런 데 우즈키를 부르다니……나쁜 게 아닐까.



43 : ◆0vdZGajKfqPb [saga] :2014/04/14(月) 01:44:56.01 ID:0S78rrOko


「나, 나나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
 기왕에 같은 유닛이 되었는데, 나만 어드바이스를 받았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우즈키가 웃는다.

「함께 꿈을 이루는 동료니까, 좀 더 친해지고 싶어서」

……이길 수가 없어.

그 순수한 얼굴 앞에선, 나의 서툰 거짓말도 전부, 흩어져 사라질 것 같다.

「……우즈키는」



44 : ◆0vdZGajKfqPb [saga] :2014/04/14(月) 01:48:07.37 ID:0S78rrOko


「나나의 진짜 모습을 봐도……친하게 있어 줄래요?」

「진짜, 모습……나나는 역시, 지구인인 척 하면서……」

「아ー아니, 그런 게 아니지만요」

놀랄지도 모른다.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저렇게나 똑바로. 계속 아이돌을 동경해온 그녀에겐……

「그럼, 갈까요. 나의 집……우사밍 별에, 우즈키를 초대합니다」

날, 좀 더 알아줬으면 했다.

그녀를, 좀 더 알고 싶었다.



45 : ◆0vdZGajKfqPb [saga] :2014/04/14(月) 02:20:08.58 ID:0S78rrOko


일단 헤어져, 신주쿠 역에서 약속.

서로 가볍게 변장하고, 하행선 전철로 한 시간.

식사 재료를 사서 슈퍼에서 나가자, 짙붉은 하늘에 일등성이 빛나고 있었다.

근처 역에서 걸어서 십오분. 지워진 지 십수년, 목조 멘션의 한 방.

기대 반, 불안 반의 표정을 했던 우즈키 쪽을 돌아보며, 나는 웃었다.

「환영합니다. 여기가, 우사밍 별이에요」



47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0:31:45.43 ID:ZY3wZcyuo

아아, 세탁물 안 치웠었다……
발 디딜 곳이야 있지만, 확실히 좀 더 치워두지 않으면.

「차를 준비할 테니까,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좀 난잡하지만, 아하하……」

「아, 아뇨……제 방도 그렇게 깨끗하지 않아요」

목조 아파트 그 자체는 아마도 처음 경험해 보겠지,
접객용 슬리퍼로 갈아신은 우즈키는, 희안하다는 듯 시선을 움직인다.

봐서 곤란할 물건은……없어, 없을 거다. 빈 맥주캔은 어제 버렸고.
설정 노트는 침실 책상 안에 넣어뒀으니, 아무래도 맘대로 읽지는 않겠지.

「밥 쪄놓고 올게요ー. 아, 거기있는 쿠션 마음대로 써도 좋아요」

「네, 고맙습니다」



48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0:34:30.70 ID:ZY3wZcyuo


일단 압력밥솥을 조작한 뒤에, 녹차를 탄다.

다과는……땅꽁이 남았으니까, 그걸로 되려나.

「아, 이 아이돌 그립다……어렸을 때, 정말 좋아했어요!」

십년 전 쯤 발매된 CD를 발견하곤, 우즈키가 들떠 있었다.

TV에서 노래하는 그녀에게 반해서, 우즈키는 아이돌이 되기로 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인기가 엄청났었죠. 노래 프로그램 보면 매번 나올 정도였고」

「아……미안해요 나나, 멋대로 손대서」

「괜찮아요. 유리 장에 넣어서 소중히 관리하고 있어요, 하는 것도 아니고」

그녀의 데뷔곡은, 내가 학교를 중퇴하는 이유가 되었지만……
그런가, 벌써 그만큼이나 지났나.



49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0:57:51.56 ID:ZY3wZcyuo


그런 생각을 하면서 차를 홀짝이는데,

「어……이거……」

우즈키의 시선이, 한 점에서 멈췄다.
그 시선의 끝을 따라……앗차, 하고 생각했다.

내 메이드 복이나 제복에 사이에.
웃는 모습으로 피스를 하는 우즈키의 사인 포스터가, 거기에 놓여있었다.

「그……내 포스터, 걸어두신 건가요?」

「아ー그게, 실은……나나, 우즈키 팬이에요」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는 건 처음이고, 부끄럽지만……사실이니까 어쩔 수 없다.



50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1:02:19.63 ID:ZY3wZcyuo


「패, 팬!? 나나가, 저의 팬인가요?」

「아하하……나나도 우즈키랑 같은 걸요. 어릴 적부터, 아이돌이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애니메이션 세계와 아이돌이 있는 세계, 그리고 현실을 혼동해서.
판타지같은 아이돌을 꿈꾸기엔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법의 별, 우사밍 별에서 찾아와,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토끼 공주님.

「부모님은 좋아하지 않으셨지만, 나나가 아이돌을 꿈꾸는 마음은 점점 강해졌어요.
 믿으면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 그런 말을 믿고 있었어요」

하지만……눈 앞의 그녀완 달리, 열일곱 살의 나는 아이돌이 되지 못했다.

「나나는……그 때, 아이돌에 대한 꿈을 그만두려고 했어요」



51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1:06:57.45 ID:ZY3wZcyuo


아이돌이 된다.
그런 망집만으로 살아온 당시의 나는 아슬아슬한 상태였다.

눈을 떠도 감아도, 눈동자에 비추는 암흑.
필사적으로 발버둥쳐서, 사라져버릴 듯한 빛을 향해 뻗는 팔 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 때, 나나는 막 데뷔한 아이돌과 만났습니다」

「설마……저, 인가요?」

동의를 담아 고개를 끄덕끄덕. 지금도 확실히 떠오르는, 의상을 갖춘 그녀의 모습.



52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1:12:28.95 ID:ZY3wZcyuo


「스테이지에서 춤추는 우사기의 웃는 모습에, 나나는 등을 떠밀렸어요. 용기를 받았어요」

더는 꺾이지 않아, 더 빛나겠다고 맹세한다. 미래를 향해, 새끼 손가락하며.

「마지막에……포기하기 전에 받아준 사무소는 여기로 하자.
 나나도, 그 웃는 모습과 함께 스테이지에 서고 싶다……그렇게 생각해서 오디션을 받았습니다」

동경하는 것만으론 끝내지 않겠다. 한 걸음 더, 가까이.

무모하게도 그녀의 데뷔곡을 부른 나는, 그리고 마법사와 만났다.

「우즈키는 나나에게, 데뷔의 길을 비춰준 햇님이에요」



53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1:20:36.15 ID:ZY3wZcyuo


「에헤헤……왠지, 부끄럽네요. 그래도 기뻐요
 나도 꿈꿔온 아이돌 같이, 누군가에게 꿈이나 희망을 주었네요……」

그녀와 나는……아주 닮았다.

어릴 적부터 아이돌에게 반해서, 아이돌이 되기를 꿈꿔왔다.
프로듀서 씨가 마법을 걸어줘서……프로듀서 씨에게, 사랑을 한다.

「그러니까 나나, 우즈키와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정말 신나요!
 둘이서 힘을 합쳐, 좀 더 많은 팬에게 빛을 전해줄 수 있다, 는 거니까요」

어릴 때 빛을 손에 잡은 그녀에게……
나보다 빨리 그에게 프로듀스 받은 그녀에게, 질투가 없진 않았다.

하지만 그 이상 나는, 진심으로 일을 대하는 그녀 안에서 같은 걸 느끼고, 매료되었다.



54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1:26:55.56 ID:ZY3wZcyuo


그녀에겐……웃어줬으면 한다고, 강하게 생각한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우즈키의 일도 연애도, 뒤에서 밀어주고 싶어요……헤헤」

그럼, 웃지 않으면.

우즈키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라도, 사람의 등 뒤를 밀어줄만큼 웃는 모습은, 지을 수 있을 테니까.

「우즈키와 프로듀서 씨,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니까요」

「……고마워요, 나나」



55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1:37:46.27 ID:ZY3wZcyuo


느슨한 침묵이 흘렀다.

우선은, 저녁 준비를……하고 생각했더니, 다다미에 놓아둔 휴대전화가 울렸다.

「아, 미안해요 우즈키, 전화가……」

표시된 번호를 보고, 나는 한숨을 지었다.

살짝, 우즈키의 표정을 확인한다.
언제나처럼 잔잔한 웃는 모습에선, 속내를 읽어낼 수가 없다.

……각오를 하고, 나는 전화를 받았다.



56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1:41:33.84 ID:ZY3wZcyuo


「……여보세요, 나나입니다」

「안녕하세요, 나나. 우즈키입니다.」

방 안에서 전화에서, 스트레오로 들려오는 우즈키의 목소리.

「전화란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까, 직접 만나는 것보다 상대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서……저, 전화를 좋아합니다」

나도 모르게 긴 전화를 해버려서 혼 나지만요, 하고 그녀가 웃었다.

「이렇게 휴대전화로, 생각하는 걸, 잘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우즈키는, 눈을 감고 있었다. 나도 그녀와 마주하고, 눈을 감았다.

「나……데뷔하고부터 쭉, 린의 팬이었어요」



57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1:52:09.51 ID:ZY3wZcyuo


「린은 대단해요.
 미인에다가 키도 크고, 노래도 잘하고 멋있고……저, 동경했어요」

시부야 린……그녀는 공사 가리지 않고, 우즈키의 제일 파트너라고 불러도 좋았다.

서로 도와가며 두 사람은, 옆에서 보면 정말 사이가 좋아서 미소가 지어졌지만,
그녀가 린에게 동경을 품고 있었을 줄이야, 처음 듣는 소리였다.

「가끔 불안해져요. 눈치 챘을 땐, 나 혼자 남겨져서……
 린이,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에 가버리지 않을까하고」

「그건 아이돌로써……인가요?」

「네. 저는, 린처럼 되고 싶었으니까요」

확실히……데뷔 당초 뉴 제네레이션은, 그 실력과 인기를 시부야 린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건 옛날 이야기잖아.
경험을 쌓아, 우즈키는 사무소의 "얼굴"로 확실한 힘과 팬을 갖고 있으니까.



58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1:57:08.01 ID:ZY3wZcyuo


「저기……무리하게 린을 목표로 삼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우즈키에겐, 우즈키만의 좋은 점이 있으니까요」

「에헤헤, 고맙습니다.
 프로듀서 씨도 팬 분들도, 제 웃는 모습을 칭찬해줘서……기뻤네요」

그래, 시부야 린을 목표로 할 필요따윈 없다.

내가 우즈키나 히다카 마이에게 반했어도, 그래도 오리지널인 우사밍 성인이란 이름을 댄 것처럼.

그녀는 이미, 시마무라 우즈키란 웃는 모습의 마법을 지닌 아이돌이 되었으니까.

「그러니가……마이하마의 라이브에서, 린에게 동경을 품는 일은 그만두자, 생각했어요」



59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2:00:52.87 ID:ZY3wZcyuo


「그 스테이지에서, 모두 함께 노래하면서 알았어요.
 우리들은 이제, 아이돌로 같은 스테이지에서 서있었어요」

전화를 통해서, 우즈키의 감정은 말이 되어 흐른다.
엉킨 실을 풀어, 하나의 그림이 되게 한다.

「부탁해 신데렐라를, 린 옆에서 부르고.
 정말 좋아하는 친구니까, 지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입을 다물고, 그녀가 말을 자아내기를 독촉하고 있었다.

「이기지 못해도 좋아요. 그래도, 어차피 나따윈 린을 이길 수 없으니까,
 패배를 인정하고 포기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

「……강하네요, 우즈키는」

「에헤헤……나나도, 그건 같잖아요?」



60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2:06:38.78 ID:ZY3wZcyuo


「나나. 나와, 진심으로 싸워주지 않을래요?」

놀라서, 휴대전화를 떨어뜨린다.
우즈키는, 아직 눈을 감고 있는 듯했다.

「무슨, 우즈키……나나는, 일에서 힘을 뺀 적은 없어요」

「그 쪽이 아니에요. 나의 …… 우리들의, 프로듀서 씨의 이야기에요」

심장이, 멈출 듯한 감각.

「나, 나나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 있어요」

그녀의 말을 듣기 두렵다.
그래도, 그걸 피할 순……없었다.

「그날……우연이지만, 나는 나나 병실 앞에 있었어요」



61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2:16:30.47 ID:ZY3wZcyuo


그날.

그게 어떤 날인지, 물을 필요도 없다.

프로듀서 씨에게 내 마음이, 목을 넘기고만 날.

「나나는, 그……그건, 저」

「나……프로듀서 씨가, 좋아요」

눈을 뜬다. 눈 앞의 소녀는, 미소짓고 있었다.

「야스하가 말해줬어요. 동료지만, 그것뿐만은 아냐.
 하지만 라이벌이어도, 그것뿐만은 아냐. 분명, 사랑도 똑같아요」



62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2:19:01.79 ID:ZY3wZcyuo


아아, 그런가.

그녀의 웃는 못습에 등을 떠밀려, 내가 아이돌이 되었듯이.

내가 그녀의 등을 밀어, 적극적인 어프로치할 수 있도록 했듯이.

내가 또, 우즈키의 웃는 모습에, 등을 밀리고 있구나.

「그러니까……나나. 나한테서, 더는 도망치지 말아주세요」

그래. 이렇게 전력으로 부딪쳐오는 그녀의 마음에, 대답해주지 않을 수 없다.

「나와 나나는, 친구잖아요」

나는, 우즈키와 좀 더 친해지고 싶어서, 그녀를 방에 초대했으니까.



63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2:23:49.59 ID:ZY3wZcyuo


「나나는……나나는, 그 사람을 좋아합니다」

「에헤헤. 이걸로 우리, 일도 연애도 라이벌이네요」

전화는 이미 귀에서 떨어져 있었다.

웃는 모습인 채로, 우즈키는 이쪽으로 손을 뻗어 왔다.

「다시 한 번. 앞으로도 잘 부탁해, 나나」

나는 아마, 덩달아 웃었다고 생각한다.

「나나도, 지지 않아요. 잘 부탁해요, 우즈키」

손을 뻗어, 그 손바닥에 가져다 댄다.

놀랍 정도로 간단하게 닿은 그녀의 몸에서 전해지는 열.

역시 이 아이는, 나의 태양이었다.



64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2:34:15.83 ID:ZY3wZcyuo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다음날,오후 세시。

밤 늦게까지 이불 안에서 이야기를 해서,
눈을 뜨자 낮이라 당황해서 준비했지만, 이상하게도 피로는 없었다.

「둘 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함께네요」

사무소 안에는 치히로 씨와 프로듀서 씨.
아이돌 아이들은, 다른 층에 있는 듯 하다.

「네! 실은 어제, 나나 집에서 묶었거든요」

「……처음 듣는 소리다만. 부모님께 연락은 잘 했어?」

「정말, 프로듀서 씨!
 우즈키도 애가 아니니까, 이 정도는 괜찮잖아요!」

「맞아요! 오늘부터, 조금 어른인 우즈키에요!」

……뭐어, 그런 지식도 조금 알려줬지만.

어느 쪽인가 하면, 어른이 된 건 내 쪽일지도 모른다.



65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2:40:43.79 ID:ZY3wZcyuo


「……뭔가, 묘하게 죽이 맞네, 둘다」

「에헤헤……우리들, 서로 닮았네 하는 이야기를 했어요」

「나나와 우즈키는, 베프라구요!」

「오、오우……아니, 유닛을 짜준 사람으로선, 친해졌다면 고맙다만」

사랑의 라이벌은……결국, 저녁을 먹으며 휴전조약을 맺었다.

둘이서 먼저 프로듀서 씨의 꿈을 이루고 나서, 함께 고백할 예정이다.

「자아, 오늘도 우사밍 파워 풀파워로, 힘내겠습니다!」

「저도, 우츠뿅 파워로 힘낼게요! 프로듀서 씨, 잘 부탁드립니다!」

먼저, 우리들에게 마법을 걸어준 사람에게, 보답을 하지 않으면……말야.



66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2:42:25.90 ID:ZY3wZcyuo


꿈은 믿으면 언젠가 이뤄진다.
여자아이는 모두, 누군가에겐 공주님이다.
믿음을 담으면, 누구라도 마법소녀가 된다.

어차피 환상일지도 모른다. 말만 좋은 소리라고 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나라면, 그런 거짓말을 해도 되지 않을까?

가공의 별에서 찾아온, 연령불명의 자칭 메르헨 아이돌.
뭐든지 거짓뿐인 지금의 나라면, 그런 호언장담도 말할 수 있을 기분이다.

톱 아이돌이 되고 싶단 마음을 계속하면, 그건 언젠가 이뤄질 테다.
팬이나 프로듀서 씨가 마법을 걸어주니까, 공주님도 되었다.
꿈과 희망, 행복을 전하는 믿음을 담으면 스테이지 위에서 마법을 걸 수 있다.

거짓말쟁이, 멸시받을 지도 모른다. 가짜놈, 비난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나나」를 필요로 해주는 사람에게 있어선, 나는 가슴을 펴고 거짓말을 계속 하겠다.

언젠가 본 그 확실한 눈부심이, 옆에 서있는 사람이,
내가 향하는 길을 비추고, 몇번이라도 등을 밀어줄 테니까.



67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2:43:21.14 ID:ZY3wZcyuo


「「노려라, 톱 아이돌!!」」

아이돌이 좋다. 우즈키가 좋다. 그 사람이 좋다.

이 좋아하는 마음만은 의심할 수 없이, 진심이다.



68 : ◆0vdZGajKfqPb [saga] :2014/04/15(火) 02:52:46.48 ID:ZY3wZcyuo


끝입니다.
반성점도 이것저것 있지만, 요번 주내에 썼습니다. (17세 수준의 감상)

라이브라던가 선거라던가 전작이라던가 우즈키의 엉덩이라던가 나나의 가슴이라던가
여러가지 쓰고 싶었지만, 요약하자면 그러니까

「우즈나나 좀 더 유행해라」

입니다. 유행해라.

前作
아베나나 "거짓말쟁이 토끼와 마법사" (번역)

---


http://ssimas.blog.fc2.com/blog-entry-3212.html
개인적 감상 : 전작보다 못함. 상황도 억지인 느낌. 문장 하나는 여전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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