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마스SS 시키 "프레쨩이 우울해져서요" (2/4)

42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4(金) 01:12:56.83 ID:vCloKs7Lo
 언제라도 필기 할 수 있도록 즉석 랩에 갖은 장소에 클리핑해놓은 메모지를 슥슥 연필을 미끌어 트린다.
 왠지 의학 레포트같은 느낌을 내고 싶어 독일어로 해뒀다. 별다른 의미는 없다.
 아, 만에 하나 프레 쨩이 봐도 아무렇지 않도록 해놓은 건 있으려나.

 프랑스 인형(왠지 마트료시카가 한 마리 섞여있다. 불로동맹인가?)에 둘러쌓인 침대에 다가가서, 덮고 있는 이불을 슬쩍 들어올린다.
 인형에 지지않을 정도로 예쁘고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몸이 꽉 웅크리고 있어서.
 본인 말로는 잠버릇으로 그리 되었다는 선명한 금발은 이 이상 그럴 수 없다 싶을 정도로 푸석푸석하고.
 챠밍 포인트인 동글동글 부리부리 눈동자는 갑갑하게 닫혀있다.
 이마에 비지땀이 흘러나오는 프레 쨩은 지금까지 본 적없는 위험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둥글게 만 등에 살짝 손바닥을 대고 일정한 리듬으로 쓰다듬는다.

「자- 프레쨩, 잠깐 진찰할게-」 

「우……」

 손바닥에 두들두들하고 딱딱한 감촉이 느껴져 온다.

「오- 꽤 등뼈가 올라왔네- 좋아좋아, 다이어트는 여기까지 하고 오늘은 유동물에 챌린지 해보자-」

 부엌에 돌아와, 가스에 불을 붙인다.
 뗏떼떼- 뗏뗏떼떼레-
 갑작스럽지만 시키쨩 3분 쿠깅 시간입니다.
 오늘은 3분 안에 누구라도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요리를 소개합니다.
 먼저 냄비에 불을 붙이고 30초, 그 동안 밥을 찔 준비를 하는 척 합시다.
 그 사이에 30초가 되었습니다.
 네, 준비해둔 것이 바로 이쪽의 죽이 되겠습니다. 끝.

「조리도 조합도 조립도 하나로 만든다는 점에서는 머 대충 똑같은 거네- 아- 그치만 진심이란 비과학적 성분을 집어넣으면 신비한 화학작용이 일어난다는 점이 다르려나?」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내 요리가 통용한다면 나따위에게도 진심이 있단 증명이 된다는 걸까나-.
 그건 왠지 좀 흥미가 생기네-
 그럼 지금바로 프레쨩에게 검증해보도록 할까.

 프레쨩의 호화로운 몸을 안아 일으킨다.
 스푼에 따스한 김이 올라오는 죽을 올려서, 창백한 입술에 가까이 옮긴다.
 
「자ー아, 아ー앙. 드 트와- 막 이래- 프레쨩 나중에 이 농담 써먹어도 돼- 냐하하」


 프레쨩은 내 손을 빤히 바라보면서 스푼을 입에 머금는다.
 꿀꺽, 하고 죽을 넘기는 음이 가느다란 목 안에서 울렸다.


4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4(金) 02:53:43.24 ID:vCloKs7Lo
 응? 어때?

 눈으로 신호를 주자, 한 순간, 나와 제대로 시선을 마주치곤 금방 피한다.
 아- 정말 그렇게 바닥만 바라봐도 돈은 떨어져 있을지 몰라도 행복은 떨어져 있지 않아- 하고 말한 건 내가 아니라 프레 쨩 어록.
 프레 쨩은, 시험하듯이 배를 문질렀다. 나는 동작이 진정된 걸 확인한 뒤에 스푼을 가져가서는.

 두 입째.

 세 입째.

 네 입째에서.

 갑자기.

 프레 쨩이 입주변을 손으로 막고, 부들부들 몸을 파르르 떨기시작하더니

「으욱……우엑……」

 투두둑, 하고 파스텔 핑크의 푹신푹신한 융단에 언밸런스한 색의 물보라가 튀었다.

 시큼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내용물(이라고 해도 거의 반투명한 스프같은 산성액이었지만)을 토해낸 프레쨩은 몸을 경련시켜서, 목을 넘기며 생리적인 눈물을 한 방울 흘렸다.
 소량의 액체를 토해낸 뒤에도, 휴우 휴우 하고 그래도 공기를 필사적으로 토해내려 한다.

 구토 반응, 이라.

 어디어디, 이번 게 가장 괴롭게 토하는 방식이네-
 등을 쓰다듬으며 사고를 돌려본다.
 으-응, 내 요리가 토할 정도로 맛없었단 지나치게 낙관적인 결론은 낼 수 없겠네-
 내일은 요구르트에 젤라틴을 섞어서 좀 더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자.
 
 티슈로 닦아낸 뒤에, 둥글게 뭉쳐서 접시에 올려 일어서자, 갑자기 손을 잡혔다.

「미, 안해. 시키 쨩, 일부러 만들어줬는데, 맛있었는데」

「일류 파티셰인 프레 쨩이 그리 말해주니 영광이네-」

「게다가, 더렵혀서, 미안, 미안해.」

「아- 갠차나- 갠차나- 갈아입을 백의는 잔뜩 준비했고 토사물의 처리는 처음도 아니고- 머 이것도 의료행위의 일환이양-」

 토사물의 처리가 익숙해진 JK라니 나라도 별로 귀엽진 않네- 하고 생각하지만.
 뭐, 세탁기의 수도비와 전기세는 받아서 퉁쳐놓을게, 하고 프레쨩에게 미소를 보여준다.

 나 별로 전혀 신경 쓰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그런 얼굴 하지마.
 그런 미안해, 하고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차라리, 미앙-☆ 프레쨩 즙 나왔어- 실브프레? 하고 낄낄 웃어 넘겨서, 문자 그대로 가슴을 후련히 해주면 좋겠지만.

 세탁기에 백의를 집어넣고, 메모지에 새로운 문자를 써넣는다.

 아마도 심인성에 의한 구토 / 식욕감퇴 / 근육 긴장 / 등의 아픔, 엑세트라 엑세트라 ...

 그리곤 어디보자, 요구르트는 어디 메이커가 좋으려나.

「흐으음」

 나는 의사도 조리사도 간호사도 심리 카운셀러도 오이카와 목장 경영주도 아니고, 사람들이 부르길 매드 사이언티스트.
 ……도 아니고, 애초에 나는 같은 "과학자"라도 케미스트 쪽이지만 정정할 기회는 찾아올 것 같지 않다.
 그러니까 뭐 내가 임시변통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고, 앞으로의 전망을 열만큼 지혜가 밝은 것도 아니지만.

 풀썩.
 소파에서 고개를 들어 작디작은 한숨을 한 번.


「이건 장기전이 되겠는걸」
5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5(土) 05:17:16.52 ID:Zr2Ucvzxo

 프레쨩 관찰일기 10일 째.

 정신 신경 용제 파키실 10mg. 1정.
 항불안제 솔라낙스 0.4mg 3정.
 수면유도제 렌돌민 0.25mg. 1정.
 소화기관 운동 촉진제 가스모틴 5mg. 3정.

 투약 치료의 영향인지 프레쨩은 일어나서 샤워를 하거나 이를 닦거나 하는 필요 최저한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리멸렬한 회화(원래 그랬잖아, 하는 지적은 실례야, 자네)는 나아져서 이젠 간단한 커뮤니케이션이라면 할 수 있다.
 그 날밤의 일이 꽤나 신경 쓰였는지, 내 얼굴을 볼때마다 미안해, 미안해, 이제 죽고싶어어, 밖에 말하지 않았을 때에 비하면야 이건 월면착륙 급의 위대한 일보. 지구는 푸르렀다. 아, 그건 다른 사람인가.
 그런 위대한 프레쨩이라도 밖에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는다, 응냐, 나갈 수 없다는 게 정확하려나.
 그러니까, 심부름은 배회벽, 크흠, 산보가 취미인 나에게 맞겨두시라-

「흥흥흥」

 유행했다 망했다가 변화가 심해서, 매일 눈이 핑핑 돌고돌 정도로 갈리는 편의점 상품대를 바라보면 싫지 않다. 질리지 않으니까.
 미리 조사해둔 브랜드의 요구르트를 손에 들고 뒷면을 제대로 관찰한다. 프레 쨩의 신체에 들어가면 만에 하나가 있으면 안되니까.
 왜냐면 프레쨩은 약의 부작용과도 싸우고 있는 중이니까. 약이 끊어졌을 때를 생각해서, 부담은 최대한 줄여주고 싶다.
 성분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쇼핑백에 집어넣는다.

「요구르트 초컬릿 포카리스웻-♪」

 그거랑 바나나. 최근엔 고형물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우울병에는 바나나가 좋다고 한다. 그거랑 가능하면 일광욕과 적절한 운동이 좋다고 하지만 아직 이르려나-.
 그나저나 바나나를 먹으면서 우끼끼하고 염천하의 정글을 달려나가는 원숭이에게도 우울증이 될 수 있다고 하니 재밌지 그치-
 원숭이라도 될 수 있으니 프레 쨩도 될 수 있는 거네- 아니, 프레쨩이라도 될 수 있으니까 원숭이라도 되나? 음음 어느쪽이려나.
 그런 걸 생각하고 있자니, 에이에이- 프레쨩은 원숭이 군이랑 같은 취급? 미야모토 원숭데리카? 하고 뇌속의 프레쨩이 화를 냈다. 냐하하. 미안미안.
 그러니까 원숭이라도 펭귄이라도 고양이라도 프레쨩이라도, 어쩌면 당신도? 누구에게도 일어날지 모르니까 어쩔 수 없네~ 란 얘기를 하고 싶었다. 뭐, 그런 변명으로 어떻게든 마음 풀어.

 문득, 계산대에 향하는 도중에 신문의 일면 기사를 발견해 눈에 들어왔다.
 거기엔 꽤나 기억이 있는 얼굴이 실려 있었다.
 응, 머, 얼굴이랄까 나였지만.

『레이지 레이지 커다란 무대에서 중도취소! 돌연 활동중지, 그 진상은』

 아- 뭐 그리되는 거지 - 이건 또 어쩔 수가 없네.
 조금 흥미가 생겨서 신문을 펼쳐서 내용을 좇아본다.

5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5(土) 06:34:10.08 ID:Zr2Ucvzxo
 어디어디-

 말썽꾸러기 콤비가 또 큰 일을 저질렀다. 이치노세 시키와 미야모토 프레데리카의 인기 유닛, 레이지 레이지는 어제 보도진의 앞에서 활동정지를 선언했다.
 이 두 사람의 소행은 겸해서 문제시 되고 그게 매력의 하나였으나 -- 주~웅 랴~악.
 더해서 라이브나 기자회견에서 미야모토는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에서 미야모토에게 어떤 원인이 있지 않았나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소동 중에, 미야모토는 다니던 단과 대학에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으니 학업에 집중한다, 는 명목은 겉치레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게 타당하리라.
 팬의 한사람은 말한다. 「프레데리카 쨩은 기분 내키는대로 행동하는 타입이고, 가끔 타인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고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그 성격이 문제를 일으켜 사무소나 영업 상대와 트러블이 있던 건 아닐지」
 남성문제나 유닛의 불화설도 떠오르며, 진상은 아직 어둠 속이다. 더해서 사무소는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다.

 흥흥.
 그렇구만.

 지 멋대로, 써놨구마안.

 팬인 너, 정말인지 어떤지 몰라도. 한 마디만.
 프레쨩이 기분 내키는대로 행동하는 건 부정하지 않더라도 타인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는다니, 그 점에 관해선 견해가 다른 거야.

 프레쨩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것에 관해서는 엄청 엄청 수완이 좋고, 그러니 슬프게 하거나 화내게 하는 것에서는 절망적으로 못하거든.
 그게 언제였더라-- 카나데 쨩에게 권유 받아서 모두 영화를 보러갔을 때. 티켓을 샀던 때에 창구에서 카나데 쨩이 학생 세 장을 말했는데.

「에- 카나데 쨩 일반과금으로 하자- 연령사기는 좋지 않아-」

 그런 걸 프레 쨩이 말했더니 카나데 쨩이「고교생으로 보이지 않아서 미안했네」하고 고개를 틀어버렸을 때.

 물론 삐진 척이라서, 정말로 조금도 카나데 쨩은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프레쨩은 갑자기 얼레얼레, 카나데쨩 혹시 화난거야, 스리슬쩍 카나데쨩의 얼굴을 살펴보며. 허둥거리면서.

「저기저기 응응 마술 보여줄 테니까 기분 풀어- 자- 손을 내밀고- 쥐고-- 네, 카나데쨩 손에 언제부턴가 사탕이- 프레쨩 매직~」하면서, 결국엔 카나데 쨩도 끈기가 져버려서 웃음을 터뜨릴 때까지 계속했지.

 프레 쨩은 모두를 잘 놀릴 수는 있는데 싫은 짓은 할 수 없는, 아주 요령 좋으면서도 요령부득한 애야.


 그런 요령좋으면서 요령부득한 프레쨩이, 자신의 마음의 병이 걸렸단 걸 알리는 걸 무엇보다 두려워하고 있다.
 증상을 주위에 숨기는 건 전형적인 심리경향이라지만, 특히 프레쨩은 그런 마음이 강했다.
 적어도 양친에겐 전하는게 좋지 않을까, 사무소의 타진에도 절대로 고개를 세로로 흔들지 않았다.

「걱정, 시키고 싶, 지 않으니까. 파파랑 마마에겐 힘찬, 프레쨩 보여야지」

 나는 그말에 대응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자, 돌아가자. 신문을 접고 더해서 일면은 숨겨서 뒷면으로 놓아두었다.
 이 정도는 18세 평범한 JK가 작은 장난으로 너그러히 봐줬으면 한다.

 나는 신문을 뒷면에 놓음으로써 편의점 손님의 구매의욕이 떨어진 신문의 판매율이 떨어져 매일 노르마는 달성하지 못한 채 기자의 이마에 딱밤이 튄다.
 버터플라이 이펙트. 이리하여 복수는 프레쨩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실행되었다. 라니. 냐하하.




6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6(日) 05:54:13.88 ID:5VeeAYloo
 프레쨩은 자주 비오는 날에 몸상태가 무너졌다.

 나는 비오는 날에밖에 발생하지 않는 페트리콜(*비가 내릴 때 지면에서 올라오는 냄새)를 맡고 싶어서, 일부러 밖에 나갈 때가 있다.
 사람이 생활하는 위에 발하는 여러가지 냄새가 섞여서 녹아서, 오존까지 올라가서.
 그 냄새의 집합체를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까지 내려오게 하는 비는 마음에 드는 분이다.
 그래도 지금은 내리지 않길 바라려나, 하고 생각한다. 비는 보통 사람의 마람을 가라앉게 한다.

 오늘, 우리들의 지역에도 180ml의 강수량이 관측.
 프레쨩은 우유병 통으로 두 병째 눈물을 흘렸다.

「나, 는 슬프지 않을 텐데, 어째서 이, 렇게 슬픈걸까-……」
 
「냐하하 슬프지 않은데 울다니 프레쨩은 백만불짜리 연기자구나. 분명 드라마에 여배우로 발탁될거야- ……앗」

「흑……흐극……왜, 그래, 시키쨩」

 띵동. 드라마.
 그 워드로 머릿속 한편에 걸려온 기억의 피스가 우연히 맞춰졌다.
 그래그래, 그러고보니 깜빡했었다냐.
 머어 잊어버려도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한번 생각나면 그건 그거대로 신경이 쓰인다.
 저녁 드라마의 결말.

「프레 쨩 기분전환으로 DVD라도 볼까-」

 그때부터 나는 DVD를 빌려와서, 플레이어에 셋트했다.
 빼냈을 때 원래 들어가 있던 건 레이지 레이지의 라이브 영상. 보이지 않도록 숨겨두자.
 영상이 시작된다. 프레쨩은 제대로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지 아닌지, 그저 계속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다.

 눈물있고 웃음있는 활극이 끝난다.
 열혈 대장부 주인공과 마음 깊이 상냥한 히로인의 인연은 기구한 곤란을 넘어서 영원해졌다.
 방해하던 아주 이기적인 악역은 망해버렸대. 해피엔딩, 해피엔딩.
 흠흠흠, 널리고 널린 왕도란 녀석이다. 머어 왕도는 사람을 이끄는 확고한 연유가 있기에 왕도라는 걸 별로 부정할 생각은 아니냐.

 그래도.
 하아암. 하품이 아무래도 나오는 건 드라마가 지루해서인지, 최근엔 세 시간정도밖에 자지 못해서인지.
 천천히 눈동자가 내려와서, 의식의 경계가 애매해진다.
 Good night, See you tomorrow.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 뵈요. 아직 낮이지만.




6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6(日) 06:37:55.66 ID:5VeeAYloo

 ──。

 생활자체엔 하나도 불만이 없었다.

 해외 대학에 날아간 정도로 자금지원과 교육을 받아서, 바라면 뭐든지 얻을 수 있어서.
 그런 부유한 가정에 태어나 불만이 있다면 그건 아무래도 탐욕적이라고 하겠지.
 분명 나는 선택된 요람에 맡겨진 애다.
 그러니까 나는 한 번도 불만을 말하지 않았으며, 출신을 저주한 적도 없다.

 그래도 가끔, 정말 가끔, 아무래도 생각해버리는 건 허용범위려나.

 나는 당신이 이름붙인 "희망을 뜻한다"는 기대대로, 당신의 뜻한 다양한 기대에 응해왔다.

 그런데──

「……키 쨩, 시키 쨩」

 몸이 흔들려서, 의식이 돌아온다. 드라마는 에필로그까지 이미 끝나서, 새까만 화면이 비치고 있다.
 얼씨구, 언젠가 푹 잠들어버렸나-
 왠지 아주 짧은 꿈을 본 것 같다. 무슨 꿈이었으려냥?
 슬슬 디스크 조각모음이 필요한 막 휘저어진 기억을 찾아본다. 뭐어 가끔 정리란 잊어버리곤 하지-- 잊어버린다고 할까, 했던 적 있나?
 으으응~, 기억 안 나.
 뭐 잊어버릴 정도라면 아무래도 좋을 거고, 분명 찾을 수도 없을 거고 찾을 맘도 안 든다.

「왜그래- 프레쨩, 심심해졌어?」

 졸린 눈을 비비며, 플레이어의 전원을 끊었다.
 프레쨩은 조금이라도 즐겼으려나.

「식, 칼, 어딨어. 시, 키쨩, 어디다 뒀어?」

「응?」

「나, 과자만들기, 할래」




71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6(日) 14:34:30.53 ID:5VeeAYloo
 침략행위가 거의 완료된 즉석 랩을 치우고, 본래 있어야할 부엌 폼으로 돌린다.

「흥흥흐흐응 흥흐흥ー……」

 프레 쨩은 콧노래를 섞어가며, 찬장에 봉인해둔 식칼이나 야채 벗기는 도구를 슬쩍 스테인레스 위에 늘어놓는다.
 나는 의자를 반대 방향으로 해놓고 앉아서, 펜을 오른손으로 빙글빙글 돌리며 프레쨩의 살짝 불안한 손놀림을 바라본다.
 분명, 좋은 징후라고 생각한다. 아직 취미에 흥미를 붙인다는 건 회복의 예조가 조금이라도 있다는 것이며, 익숙해진 프레데리카 송도 오랜만에 들었다.
 무엇보다, 프레쨩의 과자가 또 먹을 수 있다는 건 기뻤다. 나는, 어쩌면 손목에 날붙이를 댈지 모른다, 는 만의 하나의 리스크를 알면서도 프레쨩에게 식칼을 건냈다.

 프레쨩은 업다운이 있는 곡보다도, 일정한 페이스로 반복되는 음을 좋아하게 되었다.
 자기 곡(제・멋・대・로☆Cafe au lait!)는 마음이 소란스러워서 진정이 안된다고 하니, 한 번도 듣지 않은 것 같다.
 프레쨩은 같은 콧노래를 계속 반복하고 반복한다.

「흥흥 흐흐응 흥흐흥…… 시키쨩, 뭐 먹, 고 싶어?」

「에- 뭐라도 좋아- 프레쨩이 만들어주면 뭐라도 맛있게 후루룩 먹어치울게- 아- 하지만 뇌에 당분이 필요하니까 아주 달콤한 녀석이 좋으려나?」

 까페・오・레를 달게 해서. 라던가-
 
「으응……」

 프레 쨩은, 케이키 나이프를 손에 든다, 고 생각했더니 고개를 갸우뚱하곤 대신해서 포크를 다시 쥐나 싶었더니 놓아버린다.
 저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 확인하면서 작업을 진행한다.
 나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왼손만은 비어두면서, 프레쨩의 모습을 몰래 레포트 했다.

 다섯 시간이 걸려서, 작은 컵 디저트 두 개가 완성되었다.
 이미 밤이지만, 오후 세 시의 디저트로 해둘까. 카라멜이 발라진 부드러운……

「프레쨩, 이건 야키 푸딩이야, 브릿슈야?」

「응, 모르겠어」

「글쿠나- 모르는구나- 뭐 아무래도 조아- 잘 먹겠습니다-아-」

 스푼으로 떠서, 끈적한 명칭 미설정의 반고형물을 입에 넣는다.
 혀 위에서 흔들흔들 흔들려서, 야들야들 녹아간다.
 맛이 천천히 퍼진다.

 으으음, 이건……!




7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6(日) 16:01:31.67 ID:5VeeAYloo
「시키 쨩, 어떠, 려나?」

「응 - 전위적이네-!  유연제 썼어?」

 디저트의 상식을 뒤엎는 풍미!
 달아보이는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면 크게 다친다하고 말하듯, 코에 맹렬한 매운맛이 뚫고 들어온다!
 프레쨩은 앞으로 정해진 형태에 폐쇄적으로 되어버린 파티셰 업계에 대항해 도전장을 날린 것이다!
 그 야심에 별 세개를 바치마-! 이상, 시키쨩 심사원 개인 판정.

 흠. 화학자 입장에서 판단하자면 「C12H22O11」와 「NaCl」의 배합이 아마 반대로 되었지, 이거.

 간단히 말하면, 프레 쨩은 설탕과 소금을 반대로 헷갈렸다.

 미소를 지으며 전위적 디저트를 한 입 더 머금는다.
 냐후, 내 의지에 반해서 몸이 아무래도H2O를 원하는 모양이다.

「나, 나는」

 똑, 하고 프레쨩의 컵 디저트에 액체가 떨어진다.

「나, 나는 어떠, 어떻게 된 걸까- 어째서 이렇게 된 거징-……」

 똑, 똑, 액체가 떨어진다.

「이, 런 간단한 과자 만드는데도 다섯, 시간 걸려서, 간단히 만들었을 텐데, 막, 알, 수가 없, 어서」

 컵 디저트에 물웅덩이가 생긴다.
 눈물의 원료는 혈액과 같아서.
 그러니까 눈물이 투명한 혈액이라고 정한다면.
 프레 쨩은 지금, 대량의 피를 눈동자에서 흘리고 있다.

「일도 못하고, 어, 째서, 일케 머리이상해진 거지-……」

 이 병은 아치를 그려가면서 치료되는 게 아니라, 진자와 같다.
 감정의 진자가 좌로 우로 커다랗게 커다랗게 흔들리면서, 점점 진폭이 적어지고, 천천히 멈춘다.
 평소와 갭이 있는 사람만큼, 진폭이 커져서, 활발한 자기와 비교해버리고 괴로워진다, 고 한다.

「응- 뭐 괜찮자나- 지금 정돈 서로 쉬면서 뒹굴뒹굴 하자고- 세계 일위의 선진국 USA 에선 매년 히피가 급증 경향인데 말이지, 일본의 노동 시간은 타국에서 보면 이상할 정도고- 게다가 우리들 레이지 레이지고. 냐하하」

「시, 키쨩, 대단해애, 훌륭, 해애」

「대단해, 훌륭해? 어째서?」

「머리가 나보다 몇배나 몇십배나 좋아서, 뭐든 할 수 있어서……」

 으ー응. 그런가아.
 인간성의 우열은 별로 지식의 축적량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문자조차 읽지 못하는 아둔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인간이 강에 빠진 모르는 아이를 구하기도 하고, 어떤 지식을 몸에 지녔다 불린 현자가 뒤에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굶어죽을 듯한 어린애 앞을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기도 한다.
 나는 혹 친구가 된다면, 전자 쪽 사람이 재밌고 즐거울 것 같다.
 하는 얘기를 멋대로 주장한다면, 그건 시키, 자네가 미모도 감성도 두뇌도 모두 겸비한 인간이니까 말할 수 있는 거야, 강자의 여유야, 하고 어느 날 갑자기 별명이 플레이 보이가 되어버린 그가 말하겠지만.

 프레쨩은 눈물이 토핑된 컵디저트를 입에 넣는다.
 아아, 정말 프레쨩 일본인은 보통 때도 소이소스의 섭취가 너무 많은데 그걸 먹으면 염분과다로 풀썩 쓰러지고 말거야.
 음, 프레쨩은 멍하니 표정을 바꾸지 않고 첫 입째를 끝내곤, 또 다시 두 입째로 옮긴다. 그 무기질한 행위에 위화감.

「저기, 시키쨩」

「……응, 무슨 일이야?」

「이거, 맛있어? 어때?」

「어떠냐니」

 그건 오랜만의 프레 쨩 조크려나, 하고 말하려다 말았다. 위화감의 정체를 알았으니까.
 나는 식사중에 미안해, 하고 마음으로 사과하면서 메모에 펜을 내달렸다.

「시키쨩, 그거 뭐, 라고 쓴 거야」

「응- 그냥 낙서야- 별로 의미는 없다냐 냐하하」

 미각 장애.

 프레 쨩은 맛을 즐기는 기쁨조차 완전히 잃어버렸다.
 나에게 진심이 있는가 하는 검증결과는, 아직 좀 더 연기해야 될 듯 하다.



8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7(月) 18:08:41.57 ID:DDsin5Vuo
 프레쨩 관찰일기 35일 째.

「흥흥흥. 리모넨, 이오논, 리나로~올~」

 완전히 습관이 되버린 특제 라벤더 향을 시험관에 합성한다.
 이미 이젠 놀람도 발견도 없는 그냥 단순작업이다.
 그래도 이 향이 부교감 신경을 높일 걸 기대하는 행위는 계속한다.
 하고, 손 끝이 살짝 흔들려서 내용물인 액체가 흘러넘쳤다. 액체는 슛, 하고 작은 음을 내고 기화한다.
 위험해위험해, 프레쨩이 만약 과자를 만들고 싶다고 말 했을 때를 위해 여긴에 언제나 청정하게 해두어야 한다.

「음,」

 손 바닥으로 이마를 바친다.
 인간의 뇌는 출구 없는 미로를 견디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
 호조와 불호조를 반복한다, 전혀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 프레쨩의 용태는, 나의 세포를 어찌해도 피로하게 느끼게 만든 것 같다.
 그래도, 내일도 모래도 혼자만의 랩 멤버밖에 없는 이 연구소를 개업해야만 한다.
 프레쨩은 분명 나보다 더 더 큰 미궁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고 생각한다.

 나는 어째서 프레쨩의 간병을 여기까지 질리지 않고 할 수 있었을까.
 물론 프레쨩은 유닛의 파트너이지만, 그것과 나의 흥미에의 지속성에 대해선 안이하게 연결되지 않는다.
 어떤 의미도 얻을 수 없을지 모르는 행위를 즐겁게 하는 그저 변태다. 아니, 변태 놀이는 즐겁지만.
 습하~ 습하~ 아아 정말이지 절박한 생명의 위기에 빠진 생물로부터 나오는 페르몬을 빨아들이고 트립해버리는 게 멈추지 않아~~ 하아앙~
 응, 미안 진지하게 생각하까.
 
 사무소의 걱정마냥 프레쨩을 인체실험으로 놀고 있는 걸까, 난.
 응- 아마 틀려.

 예전부터 장난감을 조립하는 일 자체는 나름대로 즐기고 있었지만,  불초 나에겐 완구를 일부러 분해해 무너뜨리는 모습을 관찰하는 악취미한 쾌감을 느끼도록은 되지 않았다.
 어떤 걸 바란더라도 완성하고 나면, 보물도 고물도 등가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의 흥미는 딱 끊어진다.

 물론, 프레 쨩은 장난감이 아니며, 다행히 장난감 취급할 기분도 나지 않는다.
 그럼, 그렇다면 프레 쨩은, 나에게 뭐지?

 갑자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이치노세입니다. 현재 이 전화는 소유자의 기분에 따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용건이 있는 분은 냥- 하는 발신음 뒤에……

 거짓말 마! 하는 태클이 전화에서 들려왔다.
 냐하하, 사무소로부터 전화였다고 알았으니까 장난쳤을 뿐~ 평소엔 제대로 받는다고. 진짜루 진짜.
 
 전화 내용은,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모두 걱정해서, 슬슬 얼굴만이라도 보일 수 있는가, 하는 취지였다.
 
 흠, 확실히 사무소에 한 번도 모습을 비치지 않는 건 부자연스럽다. 거기다가 무엇보다 더는 1개월 이상 방 안에서 통조림 생타인 것도 슈퍼 불건전.
 슬슬 기분전환으로 밖으로 나갈 제안을 해볼까 생각하던 참에 딱 좋다.

 무리라면 거절해도 괜찮지만, 하는 예방선을 두고 프레쨩에게 그걸 전해 보니.

 프레 쨩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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