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마스SS 시키 "프레쨩이 우울해져서요" (3/4)

8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7(月) 22:43:47.36 ID:DDsin5Vuo
 ……。

 사정이라는 분께선 뭐가 어찌되든 멋대로 정리되는 분이라서.
 1 개월만에 온 사무실은, 레이지 레이지 활동정지 소동따위가 있다해도 아무 일도 없이 기능하고 있었다.
 아니 이 사무소를 흔들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유닛이 있다면 그것도 보고 싶지만~
 응냐 모두 힘내고 있으니까 영향이 적어졌다고 해야할까. 응, 땡스-

「그냥그냥, 파파파밧하고 인사만 할 뿐이야. 바쁘신 학생같은 스탠스로 꽁무니 빼버리자~ 참고서라도 갖고 있으면 그럴싸했을 텐데, 그치」

「앗, 으, 응. 그러네, 인사. 인사.」

 프레 쨩은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복도의 끄트머리를 골라 걷는다.
 손은 항상 가슴앞에 놓여있고, 안절부절해서 깍지를 꼈다 풀었다 진정을 못한다.
 강한 불안을 느낄 때의 동작.
 프레 쨩은 자기 병이 알려지는 걸 두려워하고 있어서, 그래서 미야모토 프레데리카의 이미지대로의 모습을 자기자신인데도 유지할 수 없어서.

「하, 하-이. 프레쨩, 다요-」

 억지로 형태를 만들어내서 비틀린, 미소같은 무언가의 표정이 나에게만 콕 어딘가를 찔렀다, 는 느낌을 주었다.


 어머 프레 쨩에 시키 아니야. 오랜만이네. 또 재밌게 볼만한 영화를 찾았는데 같이 어때.

「아, 그, 그렇네. 영화. 영화 좋지. 영화는 좋아」

 아- 오랜만이구마이. 경단 먹을껴? 이야 둘이 없응게 사무소가 절 가터서 조용했구마이.

「아- 그, 경단, 그치만 미, 안. 지금은 쫌. 응-응. 좋아는, 하지만」

 엇. 아, 그게 아니궁, 아하하, 얏호ー★ 오옷 그 모자 끝내주자나. 그건 그렇구 레이지 레이진 언제나 갑작깜짝쇼라니깡-

「미안, 놀래켜서 미안, 미안해. 엣, 그렇게 사과 안해도 된다고, 응, 미, 안」

 내가 보기엔 분명히 이상했던 프레쨩의 언동이, 조금 수상쩍긴 해도 누구도 그 정체를 눈치채지 못했다.
 할 수 없지. 그런 거다. 변명은 아니지만, 나도 처음엔 눈치 못 챘으니까.
 누구라도 좀 시무룩할 때는 있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도 있다. 그저 감기조차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다.
 더해서는 뇌내 전달물질이 이상을 일으켰습니다, 라니 파악할 수 있을 릴 없다. 본인이 감추려고 할 수록 더 그렇다.

 그러니까.

 먼저 단정해두자면 그녀는 나쁘지 않으니까 탓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 오랜만이임다! 시키 씨! 프레데리카 씨! 불타고 있습니까-! 퐈이아-!」

 마치 그 병과는 아무 상관없어보이는(란 가정은 역시 취소)어미에 언제나 느낌표를 붙이는 그녀가 보여서.
 체육계 느낌 물씬 풍기는 90도 허리 인사로.

「야아-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휴식한다니 정말 두분은 훌륭하네요-!」

 잠깐, 지금 프레 쨩에게는 불편한 말을 한다해도, 용서해주길 바란다.




9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8(火) 16:15:45.53 ID:NtxGwmSMo
「어떤 때라도- 직구 어태애애애애액! 좋다고 생각합니다! 활기가 있으면 뭐라도 할 수 있다! 근성입니다 근성!」

 아아, 더는.
 글러, 버렸다.
 그건 안돼.

「저도 응원하겠슴다-! 힘내세요!」

 어디까지나 포지티브하게 사정을 생각하는 프레쨩은.
 지금은 어디까지나 네거티브하게 사정을 생각해버리니까.
 지금 막, 프레 쨩은 뇌내에 에러를 일으키고 말았으니까.

「어 어레레?! 왜 그러심까! 왠지 평소 같은 프레데리카 씨가 아니네요! 이미지 체인지라도 한 검까?!」

 「힘내라」도 「평소같지 않다」도 안된다.
 프레 쨩은 그 말에 가장 얼어붙어버린다.
 프레 쨩은 최선을 다해서, 힘내려고 하고, 평소 같은려고 하고. 그래도 안되니까.

 히노 아카네 쨩의 본래 선의 100%의 격려의 말을 받아도, 프레쨩은 눈동자가, 어깨가, 입술이, 심장이, 뇌가, 흔들흔들 흔들린다.

 다음 말이 방아쇠였다.

「프레데리카 씨! 사람과 얘기할 땐! 눈을 마주치죠!」

「……읏……!」

 프레 쨩은 흔들리는 눈동자에 눈물을 가득 채워서, 갑자기 돌아서서 달려 나갔다.

「저의 불타는 눈동……오옷?! 석양을 향해 대쉬로군욧!」

 이건 좀 위험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게을러진 몸에 채찍질을 해서 프레 쨩의 뒤를 좇아 달린다.
 발 뒤꿈치를 든다. 미끌. 중심이 무너져 다리를 헛디뎠다.

「냣」

 복도에 눈싸움하는 모양이 된다. 다행히도 손이 먼저 닿았다.
 아챠- 피로 탓인가- 이렇게까지 타이밍이 나쁠 줄이야-
 몸을 일으키자, 이미 프레쨩의 모습은 없었다.
 그래도 발을 앞으로 내민다. 복도 모퉁이를 돈다. 없다.
 음음음, 프레쨩은 어디로 간 걸까.
 프레 쨩을 발견하신 분은 내 휴대전화로. 번호는 090 ─ 개인정 ─ 보  보호 법.

 내가 찾을 수밖에 없나.
103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8(火) 17:47:51.66 ID:NtxGwmSMo

「오오 시키 씨도 러닝입니까!? 청춘이네요! 힘내세요! 하지만 복도에 달리면 혼나니까 주의하세요!」

 아카네 쨩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달리는 속도를 높인다.

「냐핫,ㅡ 하, 응원 생큐ー♪ 시말서 쓰는 건 익숙하니까 갠차다냐ー」

 응ー나에겐 「힘내라」는 팍팍 먹힌다
 도파민에 엔돌핀 두파두파 나와버렷
 겨우 사태를 파악해가고 있는 잠꾸러기 사고를 풀회전시킨다.

「훗, 흣」

 마주친 엘리베이터 앞에 선다. 썼나 안 썼나. 확률은 반반.
 아마, 이건 쓰지 않았다.
 이럴 때 가만히 기다린다, 는 선택지는 평범하지 않다. 그럼, 계단이다.
 밑인가 위인가, 확률은 반반.
 1층 까지 내려가서 밖으로 나갔다면 아직 괜찮다. 유예는 아직 있으며, 어쩌면 누군가 멈춰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프레 쨩이 사람눈에 뜨일만한 Entrance를 지나는 길을 선택했을까.

 계단을 뛰어올랐다.

 문득, 가장 먼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버렸다.
 아 정말 이 병에서 그 결과는 15%에서 25%까지 되어 있지만.
 일본에서 그 결말을 맞이하는 사람의 6할이 이 병이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조금 갑작스럽잖나. 아직 빨라 프레 쨩. 아직 좀 더 확률의 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자구.
 아니 내가 멋대로 확률에 들어가지 못하게 할 거지만.
 이 내 예상이, 나의 기우로 끝나길 바란다.

 3 층. 최상층.
 방이 몇 개 있다. 이 안에 프레쨩이 있을 확률은……。
 아냐, 어쩌면 거기일지도 모른다. 거기라면 꽤나 위기 상황일지도.
 틀렸으려나. 하지만 만약 거기에 있다면, 내 예상을 여기서 벗어나버리면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몰라.
 
 그 장소에 최대한 추측을 겹쳐보면, 있을 확률 자체는 적을지도……。
 아니다. 거기에 프레쨩이 있느냐 없느냐, 확률은 반반이다.

「후우……후우……」

 유산이 쌓인 근육을 구사해서, 한 층 더 올라갔다.
 댄스 레슨도 잠시동안 안 했으니, 지친다 지쳐-

 철문을 밀어젖히자, 바람이 불어왔다.
 옥상.

 거기엔. 삐쭉.
 모자로부터 살짝 삐져나온, 천연물인 예쁜 금발이 흔들리고 있었다.




10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8(火) 22:16:13.77 ID:NtxGwmSMo
 프레 쨩은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을 올려다보았다.
 등을 돌리고 있으니 표정은 알 수 없다.

「프레 쨩!」

 강한 바람에 목소리가 묻힌다.
 안되나. 그럼 내 다음 수는.
 최단거리로, 뚝하고 부러질 듯이 얇은 등 뒤를 목표로 달린다.

 더는 생각할 시간이 없다. 프레 쨩의 등은 눈 앞까지 다가오고 있으니까.
 상황적으로, 최선은.
 나는 행동을 선택했다.

 손을 허리에 돌려서.
 등뒤에서 물리적으로 구속.

 읏, 하고 작은 신음소리를 내며 프레 쨩의 몸은 내게 고정되었다.
 모자가 팔랑팔랑 춤추며, 바람에 실려 날아가 버렸다.

「후ー, 후ー, 냐, 냐하핫. 잡았, 다ー」

 그러니까 별 거 아니다. 그냥 허그다.
 심플 이즈 베스트.
 어깨로 호흡을 하며, 고동을 줄인다. 쿵, 쾅, 혈액이 몸안을 순화하는 게 느껴진다.
 어질어질하다. 하- 머리 전혀 안 돌아가. 사고에 답답한 안개가 낀다.

「여기서, 후, 후, 뭐하고 있었냥?」

「나 역시 완전, 글렀구나 생각해서, 이럼 시키 쨩도 질려버릴거고, 모두, 에게, 폐, 가 되니까」

「후ー, 후ー」

 쿵쾅, 쿵쾅.

「이런 재미없는 나, 는 이젠, 없어지는 편,  이……」

 지금, 말을 잘못 골라선 안 된다.
 나의 둔한 머릿속에서, 신중하게 말을 골라서, 발했다.

「후- 프, 레쨩에겐, Home이 제대로 있어-」

「엣」

 쿵쾅, 쿵쾅.

「프레쨩은, 친구 잔뜩있지- 오랜만에 얼굴을 봐서, 어땠어?」

 나답지 않네에 하고 생각한다.
 오늘 모두에게 악의가 요만큼도 섞이지 않기를 멋대로 기대했다.
 나에게 있는지 모르는, 불확정요소를 모두에게 바랬다.
 어쩔 수 없다. 책에 쓰여진 지식은 꼭 필요할 때 도움이 안된다.
 시키, 넌 칠판 하나에 분필 하나로 세계를의 이치를 모두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대사는 플레이보이인 그한테서 들었다, 아아 너 좀 오지랖이야, See you next again. 이젠 다음은 없겠지만.
 나라도 모르는 것, 잔뜩 있다니까. 잠깐, 대디의 뒷모습이 뇌를 스쳤다.

「모두들, 분명 오랜만에 프레 쨩 봐서, 기뻐했어-」

 내가 마지막에 시험한 건, 해명할 수 없는 선의란 게, 분명 사람의 마음에 닿는다. 그런 낙관적 관측이다.
 진심따위 비과학적 성분이 프레 쨩의 마음에 반응을 일으킬지 걸어보는 거다.
 달리 내가 지금할 수 있는 건 허그를 함으로써 β엔돌핀이 행복감을 줄 수 있다는 걸 실증하는 것뿐.

「프레 쨩은, 오랜만에 모두들 얼굴봐서 어떻게 생각했어?」

「……」

 쿵.

 쾅.

 쿵, 쾅.




11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08(火) 22:24:17.38 ID:NtxGwmSMo

 바람이 잔뜩 불어온다.
 더는 모자의 행방은 알 수 없다.
 잔뜩 자안뜩 시간을 녹이고 나서.

 마침내 프레 쨩은, 불쑥 중얼거렸다.

「……기뻤, 어. 모두, 상냥해서. 또 만나, 고 싶었어」

 두근.
 그 나직한 소리를 들으며, 나의 고동은 겨우 진정된다.

「긍가- 그럼 내 랩에 내일도 와주려냥? 아니 프레쨩 방이지만 말야-」

「……응, 나 힘내서, 이 병, 고칠게」

「프레 쨩 별로 힘 안 내도 돼. 원래 레이지 레이지고. 머어- 느긋히 땅에 발을 붙이자구」

「땅에 발?」

「냐하하, 암것도 아냐」

 후우.
 내 예상은 기우로 무사하게 끝나게 되었다.

 혹시, 적절량, 이라기엔 격렬한 운동과 일광욕이 먹혔을지도 모른다. 바나나는 없지만.
 아니라면 순전히, 진자가 우연히 좋은 방향으로 흔들렸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의 프레쨩 관찰일기는 아직 좀 더 이어질 듯하다.




125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0(木) 11:39:06.97 ID:237kvcMEo
 그 날을 계기로 프레 쨩의 세계는 아주 조금 넓어졌다.

「영차, 시키쨩 이거, 버려도 돼ー?」

「응, 아 괜차나 괜차나- 그건 그냥 극약지정물이니까. 냐하하 농담 농담. 그냥 무수분 카페인 상자~」

 머, 프레 쨩이 만에 하나라도 삼키지 않도록 더는 복용하지 않았지만-
 프레 쨩의 핑키하고 큐트한 방의 비율이 많은 부분 메디컬틱하고 사이언티픽한 것에 기울어져 있을 즈음.
 프레 쨩은 청소도 세탁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매우 느긋한 동작이었지만, 프레쨩의 손에 의해 방의 비율이 변해간다.
 여러 일들에 흥미를 갖게 된 거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서툴렀던 말투도 상대적으로 잘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내 즉석 랩의 연구시간도 늘었으며, 낮잠도 비교적 자유롭게 되었다.
 베란다에는 순백의 백의가 따스한 일광 속에서 흔들린다. 흔-들흔들- 흔들-흔들-

「시키 쨩, 이건ー?」

「응?」

 심심풀이로 흔들리는 백의에 만유인력을 걸어보려다가, 프레 쨩의 목소리에 의식을 공상에서 되돌린다.。
 프레쨩은 낡디낡은 입방체를 손에 쥐었다. 여기저기 색이 바래서, 다 떨어진 칼라풀한 입방체.
 그건 루빅 큐브네?

 내가 손에 닿는 데로 적당히 캐리 백에 넣어놓은 사유물 중에, 플라스크라던가 현미경이라던가 메스 실린더라던가 그런 거에, 우연히 섞여 들어간 장난감.
 그저, 그뿐인 물건이었다.

「이렇게 헤질 때, 까지 갖고 있어서, 소중한 거네ー」 

 흠, 그렇게 듣고나서 생각한다.
 나는 그 놀이는 이미 질려버렸다. 패턴은 전부 해석을 끝냈다.
 지금이라면 물리적인 제한이 없다면 1초 안에 완성할 수 있다.
 구조가 알아버린 건, 내겐 더는 장난감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그럼 어째서 일부러 가져왔을까나-

「그거말야ー, 프레 쨩에게 줄게. 나는 더는 질려버렸구ー」

「엣, 괜차, 나?」

「진짜진짜. 거짓말 냄새 하나 안나는 진짜 실화~」

 문득, 새하얀 백의에 핑크빛이 섞인 것에 눈치챈다.
 눈을 크게 뜨자, 꽃잎이 붙어있었다. 벚꽃 잎이었다.

 긍가- 벌써 그런 계절인가-

「프레쨔-앙 산보라도 하까-」

「……응」

 프레 쨩의 세계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넓어져간다.




126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0(木) 17:38:24.23 ID:237kvcMEo
 아무렇게나 떨어지는 벚꽃잎을 바라보자니, 휘파람새의 노래가 멀리서 들려온다.
 좋구나 좋구나. 풍류로구나.
 둘이서 아무도 없는 공원 벤치에 앉아서, 느긋하게 시간을 녹인다.
 응- 아이돌 하던 때는 이렇게 쉴 때가 별로 없었으니까 이건 프레 쨩으로부터 프레젠트려나.
 사람은 꽃을 시야에 확인하면 자연스럽게 진정되는 효과가 있다면 좋겠네-

 살짝 옆을 보자, 프레 쨩은 루빅큐브를 찰칵찰칵 만지고 있었다.
 가끔 시선을 하늘에 놓거나 와아 하고 중얼거리더니, 그건 새나 꽃잎을 좇는 모습.
 그렇구냐. 프레 쨩의 처리능력은 점점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증상이 심했을 땐, 넘어져서 베이킹 파우더를 책상에 엎질렀을 때엔, 내가 돌아올 때까지 하염없이 손가락으로 무수한 분말을 보으고 있었을 정도다.
 눈 앞에 하나밖에 인식할 수 없던 능력이, 다시 개화하고 있다.

「시키(四季의 日語)」

 툭하고, 내가 중얼거렸다.

「일본인은 말야, 사계와 함께 살아간대- 시키 쨩이 아니구-」

 마음이 평안해지는 냄새를 맡으면서 계속한다.

「봄이 되면 벚꽃이 지지, 그리곤 수국이 펴서 해바라기가 자라서 단풍을 밟고 - 그래서 겨울이 되면 저언부 시들어버려」

 살랑살랑 꽃잎이 춤춘다.

「그니까, 그런 사계의 변화를 항상 의식하며 살아가는 일본인은 아주 섬세하게 되어있대- 반은 프랑스인 프레 쨩도 제대로 와풍이었지-」

「응, 또, 시키 쨩 그거 뭐랬지, 양화절충?」

「아- 그래그래 말하자면 그런 느낌! 와풍 스파게티! 일본식 카레! 재패니즈 스시!」

  내 말에 가볍게 끄덕이면서, 프레 쨩은 루빅큐브의 같은 곳을 찰칵찰칵 회전시킨다.

「시키쨩, 시키쨩 이거 어렵, 네」

「응 거기 말야, 녹색을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좋아」

 프레 쨩은, 손끝을 바라보다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회전시킨다. 음음음.

「냐하하, 거기가 아니야- 그럼 파란 색을 위로 움직여볼까」

 프레 쨩은 계속 헤메이며 또 다른 피스를 회전시킨다.
 ……그런가.

 그런가 그런가. 알았다.

 프레 쨩은 파랑과 녹색의 구별이 가지 않는 거다.
 색각이상.

 그럼 프레 쨩의 눈동자에는, 지금 어떤 경치가 비치고 있는 걸까.

「봄은 졸립다. 고양이는 쥐를 잡는 걸 잊고, 사람은 빚갚음을 잊는다. 가끔 제 혼이 있어야 할 곳조차 잊고 정체를 알 수 없게 된다, 인가」

「엣, 시키 쨩, 지금 뭐라고 한 거야?」

「응-응. 아무것도 아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냐하하」

 프레 쨩. 소리를 거절하고, 맛을 잊고, 색을 잃고, 밖을 두려워하고, 그런 너는 과연 정말로 프레 쨩인걸까.
 프레 쨩일 텐데 말야.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이 병을 빼낸 뒤엔 뭐가 남으려나.

 그리 생각해버린 나는, 꽤나 봄의 센티멘털에게 당한 모양이다.





137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2(土) 16:37:38.47 ID:BJW7D7CF0
 나르콜렙시. 프레 쨩은 최근에 전원이 끊어지듯 갑자기 잠들 때가 있다.
 불면증으로 언제나 눈 밑에 다크서클이 있던 것과 정반대. 한번 자면 햇님이 모습을 감출 때까지 계속 잔다.

「헷취」

 그래그래. 이런 느낌으로 꽃가루에 콧물이 나오는 방위 반응이 일하고 있는 거다. 프레 쨩 안에서. 프레 쨩은 지금, 프레 쨩 자신과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다.
 프레 쨩의 진자는 확실히 진폭이 적어지고 있었다. 나의 랩도 슬슬 폐업할 준비를 해야할 모양이다.
 그럼, 프레 쨩의 잠든 시간이 많아졌으니, 내가 방에 들어갈 필요가 그만큼 적어졌다.
 그렇기에 내 자유시간이 확 늘어났지만, 당장 여유가 생겨도 그건 그대로 남아돈다.
 
 적당히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나비를 좇아볼까나.
 뭔가 자극적인 걸 찾고 싶다. 뭐라도 좋아. 나의 흥미가 몇 분이라도 채워진다면.
 나비를 좇아봤더니 어느샌가 사무실 가까이에 도착했다. 응- 미카쨩의 냄새라도 맡아볼까나. 습-하 습-하

 갑자기, 눈 앞에 차에서 알고 있는 얼굴이 나타났다. 얼래. 아닌 밤중에 홍두깨에 굴러들어온 돌맹일세.

「이치노세 군, 인가……」

 라니, 그런 온화한 폼으로 끝내려고 하는 것 같지만.

 라이브에서 만난 레이지 레이지의 프로모터 씨였다. 이번엔 체면을 차릴 생각도 없어 보인다.
 보살님만큼 어딘가 낮잠중. 갑자기 악귀의 얼굴이 노려다 본다.

「그 날 내 얼굴에 진흙을 발라줘서 아주 고마워 죽겠어. 덕분에 너희들하고 연을 끊었거든」

「……그 때엔 폐를 끼쳤습니다」

「너희들에게 맞는 스테이지를 지금까지 일부러 준비해줬는데 말이지」

 별로, 그를 탓할 생각은 요만큼도 없다.
 왜냐면 그날 프레쨩을 무리하게 스테이지에 세운 건 나도 똑같으니까.
 다만 인식해주었다면, 그걸로 되었다. 그 때 어떻게 되었는가를 인식해주면 그걸로 충분했다.

「미야모토 군은, 우울병이라더군」

「……네」

「아, 그래, 우울병」

「……」

「장난도 적당히 치시라고 해. 이대론 내가 우울병에 걸리겠는걸?」

「……」

「아주 민폐뭉치네 민폐뭉치야. 애초에 처음부터 미야모토 군의 거짓말 아니었어? 병이라니 어쩌니 핑계로 그저 빠지고 싶은 거잖아」

「……」

「뭐 그건 좋다 이거야. 근데 말야. 정말이라면 미야자키 군은 더는 못 써먹겠구만」

「……」

「정신이 아픈 불량품 아이돌이라니, 어디에 써먹을 거냐」

「……」




138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2(土) 17:09:54.77 ID:BJW7D7CF0
「그럼 실례. 힘내시게 그려」

「……」

 그리 말하곤, 등을 돌려 나로부터 멀어지려고 한다.
 별로 병의 견해에 대해 의견을 나눌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다.
 레이지 레이지가 사적인 이유로 그 날 펑크를 낸 건 사실이다. 그런 제대로 된 사고회로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지만.
 그의 말씀이야 정론이며,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러나 어떤 말을 듣더라도 어쩔 수 없지 머- 하고 끝낼 생각이었다. 그걸로 좋았다.
 그걸로 좋았을, 텐데.

「저기」

 내 목소리를 알아채곤, 뭔가, 하고 돌아본다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말야-」

「뭐야 그 말버릇은!」

 싫어하는, 냄새가 났다.

「자녀분, 있지. 다른 프로덕션에서 아이돌하는. 나도 말한 적 있지만」

「……그게 어쨌는데」

「만약, 그 애가 만약」

「……」

「어느 날 갑자기, 성격이 180도 바뀌어서, 활발했던 게 갑자기, 죽고 싶다고 말하고 밥도 먹지 않고 좋아하던 것도 싫어져서」

「……」

「뭐든지 다 다른사람이 되버려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분명 아까랑 똑같은 말 할 거야? 그것만 들으면 만족인데-」

 프로모터는 나를 잠시동안 바라본 뒤.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우리 애는 그런 나약한 인간으로 키운 적 없어. 걱정 마」

 그것만 말하곤, 떠났다.

 내가 우연히 잡은 이런 류의 업계인에게 하나 둘 있는 어두운 소문.
 그애, 말 했어.
 파파가 바람만 피워대서, 정말로 슬프다고.

 ……。




139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2(土) 18:11:22.19 ID:BJW7D7CF0
 옅은 어둠속에서, 손 부위만을 라이트로 비춘다.
 으-응, 그 날 정말 갑작스러웠지- 핑크빛 찬장에서 똑같은 시험관을 두 개 꺼냈다.
 서재의 무거움으로 집이 삐그덕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을 때려나. 전문지에 실린 논문의 수가 어깨 높이 정도로 왔을 때였던가.
 스푼에 은색의 쿠킹호일을 싼다. 그리고는 이걸 읽도록. 분명 좀더 지혜가 밝아질 거야.
 그렇게 말하곤 두꺼운 책을 넘겨받은 적도 있으며, 내가 스스로 조른 적도 있지만.
 책을 한 권 읽고다면, 또 다음 책을 넘겨받는다. 그걸 반복했다. 몇번이고 반복했다.
 성냥에 불이 붙어 화륵 하고 밝아진다.

 학자란 모두 괴짜인 걸~까
 아니면 이치노세의 DNA가 특별한 걸~까

 쿠킹호일을 만 스푼에 약품을 올린다. 슬쩍 슬쩍 불로 졸인다.
 고형물은 끈적한 형상으로 변해서 액체로.

 예고도 없이, 갑자기 그런 말을 들었다.。 

 내가 너에게 가르쳐줄 지식은 더는 없다.
 가르쳐줄 게 없는 아버지는 더는 아버지가 아니다.
 그러니까 당분간 만날 수 없을 거고, 앞으로도 없겠지.

 시험관에 열을 주어 끈적해진 액체를 흘려보낸다. 또 한편의 시험관에는 따로 식힌 액체를.

 시키.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게 외롭다는 건 잘 안다. 안 그래도 이번에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었으니까.
 그렇게 말하고선 커다란 백을 하나 안고서 사라진 대디.

 시험관을 기울인다. 두 액체가 지금도 닿으려고 한다.

 나는 당신이 이름에 붙인 "희망을 뜻한다"는 기대대로, 당신이 뜻했던 모든 희망에 응답했다.

 그랬는데.

 어째서 그런 눈으로 보는 거야?



 파직. 시험관이 깨졌다.



「이런- 실험 실패인가-」

 넘친 액체를 쿠킹 페이퍼로 닦아낸다.
 미안, 쿠킹이 아닌 데 활용해버려서-

「시키 쨩……」

 목소리가 들리기에 돌아보니, 프레쨩이 어둠속에 서있었다.
 지금 소리로 깬 거려냥.

「시키 쨩, 피! 피 나와!」

 엥? 아, 자세히보니 깨진 글래스가 손가락을 찌르고 있었다.
 뒤늦게, 징징하는 둔한 통증이 찾아온다.
 뭐- 대단한 상처는 아니까 괜찮아괜찮아- 지혈하면 헤모글로빈가 힘내서 금방 낫게 해줄 거지롱~

「저기- 프레쨩, 사람이란 이상하지-」

「응?」

「왜냐면 고작 몇 종류 밖에 없는 혈액을 말야, 다른 사람에게 마구 옮겨도 사람은 괜찮아. 혈액 뿐만 아니야- 장기라던가 최근에는 뇌이식도 있고- 부품만이라면 사람은 얼마든지 다른 사람을 대신할 수 있어」

 똑 똑 떨어지는 혈액을 보면서 계속 말한다.

「긍데- 어째서 남의 마음만은 간단하게 알 수 없도록, 이렇게 복잡하게 설계한 걸까나- 시키 쨩 그게 이상해~」

 심지어는 절반은 같은 피가 흐르는 사람이라도, 말이지-




140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6/03/12(土) 18:13:20.88 ID:BJW7D7CF0




 그 뒤로 프레쨩의 용태는 순조롭게 회복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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