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의 장례식 chapter 02

챕터 02

  수냉튜브 -- 말이 그렇지, 내부에는 물이 흐르지 않고 좀 더 열효율이 좋은 액체가 흐르지만 -- 가 팔과 등을 기어다니는 이 스니킹 슈트는, 파일럿의 G내구 슈트와 닮아 있다.슈트의 부분부분을 끈으로 짜아올린 점이 그렇다.

  그렇지만, 잭이 그로즈니그라드의 작전에서 포획한 소련의 기술이 베이스가 되었으니, 즉 애시당초 소련의 슈트 디자이너가 G슈트를 기본으로 만들었으리라.  이 냉각 기술에 덕택에 정글을 단독 행군하는 동안 스태미너의 소비가 꽤 적어졌다. 동남아시아의, 무성하게 자라난 나무들이 캐노피(canopy ; 덮개)를 형성해, 일종의 토르코 욕조 상태가 된 열기에, 이 옷은 꽤나 고마운 물건이다.

  라오스.

  베트남에 국경이 닿은 이웃 국가. 라오스 국경을 넘은지 벌써 3일이 지났다.



「프랑크 예거는 1년 전부터 연락이 두절되었다. 그는 라오스의 원주민 부족을 군사적으로 훈련해 임무에 임하고 있었네」

  제로는 자료 한 장을 잭에게 넘기면서 설명한다. 병실의 문 밖에는 잭이 데려온 FOX의 루키가, 도청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베데스다에 오기 전에 작전 설명이 있다고 사전에 예고를 받았기에, 방첩용으로 예비인원을 데려온 게 정답이었다.

「호치민 루트인가」

라고 잭은 자료에 들어있는 프랑크의 작전명령서을 눈으로 읽어내려가며 묻는다. 제로는 끄덕이며

「소련의 북베트남에 대한 보급은 옆나라 라오스에서 만들어진 비밀 루트를 지나고 있다. 우리는 라오스 왕족의 보호를 명목으로 공폭하고 있지만, 루트는 금방 복구되어버리고, 라오스는 지금, 붉은 세력이 강하네」
「그래서 프랭크가 라오스에 침입해서, 미개한 현지인에게 무기를 전해주고, 훈련시키고, 반공산주의교육을 행하고, 게릴라 전사를 즉석 양성했군. 호치민 루트에 항상적인 공격을 코디네이트하는 일환으로 말이지」
「우리의 공폭에 대한 루트 공격으론 효과가 없네. 루트에 있는 현지인에게, 이데올로기와 훈련을 전해줘 공격하는 게 가장 좋지」

  라오스에 사는 인간전원이, 전쟁을 경험하지는 않았다.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애당초 「자유」니 「권리」니 하는 건 그것이 부자유해야만이 역으로 명확히 의식이 생겨나는 개념이므로, 아무 상관없이 생활하는 사람들에도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시대는 사람들에게 흑이냐 백이냐를 선택하기를 강요했다. 어디도 고르지 않는 이는, 곧바로 탄환이 뇌수를 터뜨리고 만다.

  과거에 기독교를 미개의 땅에 전한 용맹한 선교사들처럼, 프랭크 예거는 FOX의 지령을 받아 라오스의 정글에 잠입했다. 선교사들의 성서 대신에 가져간 것은, 한 아름의 총과 탄환, 그리고 자신도 믿지 않았던 이데올로기들로 가득했다.



「오랜만입니다, 빅보스」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가 인컴에서부터 들려와, 잭은 가수면에서 깨어 난다. 울차한 나무들의 밀도 사이에 전개한 완벽한 위장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소리에 반응해 몸을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시긴트인가. 경어는 그만둬, 너한테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구」
「무례하구만. 그치만 당신 지금은 빅보스 칭호 수여자라구」

  빅보스. 이 이름을 가진 지도 6년이 되었지만, 옷처럼 익숙해진 적은 한 번도 없다. 빅보스, 보스, 그리 불리울 때마다 자신의 안에서 그 이름에 대하는 위화감, 아니 그뿐이랴, 혐오감까지 자라나고 있었다. 그것은 그 이름이, 자신이 그 사람을 밟고 지났기에 여기에 있다는 죄악감을 부르기 때문이리라 -- 보스를 넘어선 칭호 -- 그 작전의 진상을 아는 사람이면서, 이런 이름을 생각해낸 CIA의 국장에게, 잭은 살의에 가까운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래, 그 말투 그대로 해 줘. 그리고 빅보스의 이름은 사양이다. 예전 코드네임으로 불러도 좋아」
「라져.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구만. 나콤파놈은 지겨웠거든」
「나콤파놈이라니, 태국에 있었나」
「어, 거기에 있으면 나 자신이 흑마술사의 사제가 된 기분이 된단 말이지. 최악이야, 이글 화이트는」

  나콘파놈의 잠입감시 센터는, 맥나마리로 시작하는 「관리전쟁」의 최전방이다. ICS(Infitration Surveillance Center)란 침입감시 센터의 주업무는 호치민 루트 감시다. 태국에서 가장 거대한 사령부 안에는, IBM이 잔뜩 담겨 있다. 과거에 IBM의 계수기는 아우슈비츠 바로 그 처형시설에 보내지는 유대인의 수를 계산하고, 그 운송열차의 운행을 관리했었던 그게 이제는 컴퓨터가 되어, 지금 다시 한 번 죽인 사람의 수를 계수하는 업무에서 빛을 내고 있다.

  이제는 전자전의 세계에서는 유명인인 시긴트로서는, 자진해서 그 업무에 뛰어들었겠지. 공기를 조절하는 컴퓨터 사이에 캡을 쓴 흑인의 기술자가 걸어 다닌다니, 꽤나 이상한 풍경이겠지, 하고 잭은 생각한다. 이 세계에는 아직 아프리카계의 기술자는 별로 없다.

「컴퓨터가 있으면, 적어도 공기는 좋겠군. 동남아시아의 열기와는 관계 없잖나」
「쾌적하고 차가운 방안에서 쇼파에 앉아서, 죽인 사람 수를 모니터로 세는 것보다야, 습기로 가득 찬 쪽이 훨씬 제정신이야. 빅 블루의 360/65 컴퓨터가 되면, 엄청 짜증나서 말이지--」
「말괄량이 컴퓨터 아가씨인가. 그쪽 보고는 믿을 수가 있어야지」

  이글 화이트 작전은 공군의 기획 입안으로, 컴퓨터를 사용한 전쟁 업무의 최신 모델이라고도 보여진다. 호치민 루트에 설치된 무수한 센서가 인간의 활동을 가리키는 신호를 검출되면, 국경으로부터 한참은 먼 태국의 나콘파놈에 있는 하얀 건축물의 컴퓨터에 보내진다. 컴퓨터는 그에 반응하는 센서를 추이해, 공산주의 세력 (이라기보단 「북쪽」놈들)이라 생각되는 목표의 진행 속도와 방향을 근방에 경계중인 F-4팬텀에게 전해준다. 연락을 받은 팬텀은 컴퓨터가 쏟아낸 예상 접점지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폭격해, 센서의 반응이 사라지면 업무 한 건 끝, 이 되버린다.



  그러나, 이 잉글 화이트의 전적은 너무나 좋았다 - 마치 리얼리티가 없는 컨닝 점수 같이. 국방총성의 일부에서는 이미 농담거리가 되었다만, 이글 화이트에 의해 파괴된 (라고 인정받은) 「북」의 운송트럭의  숫자는, 북베트남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트럭의 수를 대폭 넘기고 있다. 그 이상 트럭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을까. 게릴라의 기만에 제대로 걸려들었네, 라고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상식적으로 추측했지만, 컴퓨터에 사로잡힌 기술자와, 워싱턴에서 정리에 정신없는 경리실 놈들은, 죽어도 그걸 인정할 수 없었다.

  경리실의 전쟁, 베트남은 그리 불리우고 있었다. 거기에 잃어버린 혼의 수를 생각하면 혐오감이 드는 울림이다, 만 거기서도 전쟁은 「코스트를 계산해, 정리한」전쟁이란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고, 거기에다 한 층 더, 이 싸움은 무의미가 두드러져, 총으로 목숨을 바치는 전사들에게 끌려다는 느낌과 허무감을 가져다주는 일도 현실이었다.

「관리된 전쟁,이라」
「이 전쟁은 아마도, 컴퓨터에 의해 진행을 관리하기 시작한 전재으로 후세에 남겠지. 베트남의 습기와 열기와는 전혀 관계없이」
「쿨한 건 전산실 뿐이다. 여긴 달라」

  하고 잭이 중얼거렸다.

「당연하지. 그러니 여기 온 게 좋은 거야, 스네이크」
「내 임무를 들었나 - 그래도 좋나. 내가 이제부터 할 일은 살인이다, 시긴트. 컴퓨터가 만들어낸 거짓말로부터 빠져나왔어도 그건 변하지 않아」
「친구인가, 스네이크. 그, 요번 기회 목표는. 당신에게는 친구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실망했다. 시긴트」

  그렇게 농담을 던지자, 무선의 저 편에서 시긴트가 웃어재낀다. 기술실에는 어울리지 않는 호쾌한 웃음이다.

「그랬지, 스네이크.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당신 악어 모자 끝내줬다고」
「이제와서 그게 무슨 소리야」

라고 잭이 얼떨떨한 얼굴이 되어

「스네이크 이터 작전 때에 다큐쳤잖아. 위장효과는 최고라면서」
「네가 드립치려고 하기에 다큐쳤을 뿐이야. 떡하니 보이는 개그에 「너 바보냐」라고 평범한 리액션을 하면 재미 없잖아」
「웃기지 말라구. 그건 - 그건 몸을 버려가며 친 드립이었다」
「몸을 버린 게 단박에 알았으니까, 그렇게 되면 괴롭힐 수 밖에 없다구」
  배 깊은 곳에서부터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 너무나 무서운 가능성을 잭은 생각했지만, 그걸 시긴트에게 묻는 건 본격적으로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그건 무섭다. 엄청 무섭다. 무서워서 츠치노코를 먹어버릴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잭은 물을 수밖에 없었다.
「패러메딕도 - 한 패였나」
「Of Course」

 라고 영어선생의 발음으로 시긴트는 반복해서

「물론, 소령도 한 패였지. 지령실은 배꼽잡기 바빴다고. 패러매딕은 배가 아파서 힘들었을 정도로. 나로서도 아주 즐거운 한 때였구」

  잭은 무선을 끊었다.



  가수면은 충분히 했으므로, 잭은 위장을 조정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나무나 잎이나 가지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꺾은 순간부터 시들기 시작해, 주위의 색과는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위화감 넘치게 되어버린다.

  카모플라쥬에 납득이 되자, 잭은 이동을 재개했다. 스니킹 슈트의 덕에 예측 속도보다 20%정도 여유가 있다. 그래도 속도는 이동 코스의 선택에 크게 좌우되기에, 언제 뒤쳐질 지는 예측이 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일견 무질서하게 보이는 정글이란 장소에도, 사실은 제대로된 진군해야할 루트가 정해져 있다 - 전사의 눈에는.

  낮은 나무나 수풀이 자라난 정글에서는, 아무리 해가 비춰도 시인성의 확보가 저하된다. 그것들을 막하가면서 이동하는 코스트는 말도 안되게 높아져, 정글을 지나는 자는 맹수나 인간이 이용한 열린 장소를 쉽게 찾게 된다. 그것이 「확실히 보이는」루트지만, 특수훈련을 받지 않은 자들은, 쉽다는 이유로 그걸 사용하고 만다.

  그러나, 그러한 장소는 너무나 적고 잠복에 적격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정말로 이동해야 할 루트는 필연적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루트가 된다. 수풀이 무성하게 자란 숲을 지나, 다리가 없는 강을 건너고, 암벽을 올라야만 한다. 편한 장소는 지나지 마라. 이 메소드는 SAS가 50년대에 말라야의 정글에서 맛본 대다수의 고난으로부터 나왔다.

  자신의 흔적을 정중하게 지워가며, 잭은 라오스의 정글을 나아갔다.

  목표에 대한 횡축의 이동은 장시간 걸리더라도, 잠복을 피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시간이 걸리지만, 종축으로 곧바로 최단 루트로 가는 짓은 어리석은 짓. 보통의 전술목표라면 경계라인이 빽빽하다.

  이러한 종류의 「기술」에 따라 정글에서 택할만한 옵션은, 단순한 하나하나의 개체가 모여 정밀하고 복잡한  짜임새가 되어, 혼돈 그 자체로 보이는 정글에서 싸움은 고도의 체이스 프로그램 같은 모습을 띠게 된다.

  프랭크가 있을만한 좌표는 정해져 있다. 그러나, 란 접속부사를 잭은 떠올렸다. 사진에 찍힌 프랭크는 카메라 -- 파이어 비의 방향을 향해있었다. 베데스다의 병실에서 제로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보았을 때, 그, 표정이 확실하지 않은 흐릿함에도 불구하고, 인쇄지 안에는 여기를 쏘아보고 있는 듯한 시선을 확실히 느껴져, 잭은 등골이 차가워졌다.

  프랭크가 이쪽의 정찰기를 눈치채고 있었다면, 이미 거점을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여기에 오기까지는 적과의 마주침도, 트랩도 없는데다, 저 쪽이 경계하는 앰부쉬를 하고 있는 느낌도 없었다.

  그래도 -- 놈은 있다. 다른 이가 보기엔 근거가 없는 확신을, 잭은 확실히 갖고 있었다. 파이어 비의 렌즈에 잡힌 모습을 보았을 때, 확신은 커튼처럼 잭을 덮쳤다.



「놈은 아직 있다. 여기에」

  제로의 작전설명은 길었지만, 그것은 브리핑이라기보다도 작전이란 화두를 매개로 하는 최후의 대화가 되었다 -- 죽어가는 자와의. 그리고 마지막에, 베데스다의 병실에 드리운 빛이 황혼으로 변해가기 시작했을 때, 놈은 아직 여기에 있다고, 사진을 보이며 잭이 말하자, 제로는 끄덕였다. 이 남자도 같은 확신을 갖고 있는 게다. 그게 과거에 부하였기 때문인가, 같은 전사라는 종족이기 때문인가, 그건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확신은 두 남자에게 의심할 수 없는 절대적인 현실이었다. 이것은 도박이 아니다. 녀석은 확실히 있다.

  독립기념일을 지나고, 베데스다에, 아메리카 합중국에서 내려온 햇살이 점점 더 강해져 본격적인 여름의 도래를 고하고 있었다.



  암에 목숨을 빼앗긴 남자의 최후의 바람.
  그건, 은밀 부대 FOX 최후의 작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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