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기어 솔리드 2 "대령의 연설"




"거기까지 해서 권력을 원하나"

"잭. 내가 원하는 건 권력이 아냐. 내가 놈들로부터 되찾고 싶었던 건 자유, 권리, 기회, 그래, 이 나라가 탄생할 당시의 기본개념. 그러나 지금, 그것들 모두가 디지털 상으로 박탈당하려 하고 있어."

"잭, 잘 들어라. 사람의 수명에는 한계가 있어. 누구에게도 수명은 있어, 언젠가는 죽어. 수명이란 뭐냐. 최적의 유전자를 후세에 전하기 위한 유예기간이다!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생명의 정보가 흘러들어간다. 그게 생명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상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해. 아버지의 체세포로부터 만들어진 우리 형제 ... '무서워해야할 아이들'은 의도적으로 아이를 남기지 못하도록 만들어졌다. 생명의 바톤을 넘기지 못하는 우리는 무엇을 남기면 좋은가. 우리가 살았다는 사실. 그것이 곧 살았다는 증거다. 생명의 바톤을 넘길 때, 부모는 자식에게 전해. DNA정보에는 없는 여러가지 정보를."

"나는 사람의 기억에, 이 역사에 기억되고 싶을 뿐이다. '애국자들'은 디지털 정보를 통제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지배와 이익을 지키려고 한다. 나는 나의 기억, 나의 존재를 남기고 싶다. 역사의 인트로로는 남고 싶지 않아 언제까지는 기억되는 엑손이고 싶다. 그것이, 내가 '아이를 낳는다'는 일이다. '애국자들'은 그것마저 우리로부터 빼앗아 가려 한다. 나는 '애국자들'을 쓰러트리고 자유로워진다. 그야말로--- 산즈 오브 리버티(자유의 아들들)이 된다"


"라이덴 들리나. 우리다"
"어째서, AI는 무너졌을 텐데!"
"GW 뿐이다."
"너희들은 대체..."

"애초에 우리들은 정확히는 사람이 아니다. 이 200년 간, 여러 생각들이 화이트하우스란 중력장에서 태어났다. 40억년 전, 지구의 바닷속에서 돌연 생명이 태어난 것처럼, 화이트 하우스 안에서 맹아해 진화해 왔다..."

"우리는 실체가 없다. 우리는 너희가 기대는 '질서'나 '규범' 그 자체다. 누구도 우리를 말살할 순 없다. 이 나라가 소멸할 때까지, 우리는 계속된다"
"장난치지마! 너희가 불멸이라면 어째서 지배를 계속하기 위해 자유를 빼앗고, 디지털 정보를 검열하지?"
"하하하, 잭은 정말 바보네"
"잘 듣게. 우리의 계획은 우리를 위해 있는게 아닐세. 자네들을 위해 있는거야"
"뭐?"
"잭, 귀를 쫑긋 세우고 잘 들어"

"금세기 초엽, 인간 게놈 정보를 읽기가 완료되었다. 그 결과 지구생명의 48억년을 넘는, 우리들 인류의 진화과정이 확실해졌다"
"유전자 조작을 시작해서, 생명의 디지털화에 성공한거야!"
"그러나 한편 유전자 상에 없는 것이 있어"
"유전자 상에 없는 것?"
"그렇다, 사람의 기억이나 사상, 문화나 역사다."
"유전자에는  인류의 역사는 새겨져 있지 않아"
"과연, 그건 전해야만 하는 것인가가. 지금까지와 같이 자연계에서 도태해야할 것인가"
"우리들의 선조는 그걸 이야기하고 전해왔어. 말이나 그림, 문자를 사용해서... 석판이나 서적에 기록해가며..."
"그러나 모든 정보가 후세에 전해진 것은 아냐. 선택되어 가공되어 계승되어왔다... 마치 유전자처럼"
"그게 바로 인류의 역사야, 잭."

"그러나 현대 디지털 사회에서는, 매일매일 여러가지 정보가 축적되어, 사소한 정보가 그 대로 보존된다. 영원히 열화될 일이 없지"
"누가 말한 건지도 모르는, 쓰레기같은 소문, 잘못된 해석, 타인에 대한 중상모략..."
"여러 정보가 노화하지 않고, 보존되어 후세에 전해진다."
"그건 진화를 막는거야"
"라이덴, 자네는 우리가 일으키려는 사건을 단순한 검열이라고 생각하나?"
"틀리단 말이냐?"
"그럼, 물론. 우리들이 하려는 건 컨텐츠의 억제가 아니라, 컨텍스트의 생성"

"컨텍스트의 생성?"
"세계의 디지털화는 사람의 약함을 조장하고는 각각 좋을 대로 '진실'의 생성을 가속해왔다. 사회에 넘쳐나는 '진실'의 산을 보는 게 좋아"
"고가의 병기가 사람을 인도적으로 죽이고--"
"범죄자의 인권은 피해자의 프라이버시보다도 정중하게 다뤄지고--"
"멸종위기 동물보호의 기부금이 모이는 동안에, 빈곤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어..."

"모두들 이런 말을 듣고 자라"
"타인에게 상냥하거라"
"하지만 경쟁상대는 짓눌러버려!"
" '너는 특별하다'  '믿으면 꿈은 이뤄진다'  "
"하지만 성공할 사람은 일부만이란 게 처음부터 명확하지?"

"너희가 '자유'를 '행사'한 이것이 결과다"
"싸우기를 피하고, 상처입히지 않도록 서로를 감싸기 위한 궤변---"
"'정치적 올바름'이나 '가치상대화'란 허울 좋은 말 아래에서 각각의 '진실'이 그저 축적될 뿐이다"
"충돌을 두려워해서 각각의 커뮤니티에 틀어박혀서--"
 "미적지근한 탕 속에서 적당히 단맛을 즐겨가며, 좋아하는 '진실'만을 삼키지"
"닿지 않으면 서로 부딪칠 일도 없지. 수많은 '진실'들. 누구도 부정 당하지 않기에 누구도 옳지 않지"
"여기서는 도태가 일어나지 않아. 세계는 '진실'로 포화돼"
"그것이 세계를 끝내는 거다. 느슨하게"
"우리들은 그걸 막아주겠다고 말하는 거야"
"우리들에게는 지배자로써 책임자가 있어"
 "유전자와 같이, 필요없는 정보, 기억은 도태하는 것으로 종의 진화를 촉진하는 거다"

"무엇이 필요한지 너희가 정한다는거냐"
"그 말그대로다. 너희들이 배출해내는 똥덩어리의 산들로부터, 우리들이 가치있는 진실을 골라내어, 남겨야 할 의미를 이어나간다"
"그것이 컨텍스트의 생성"
"다음 세대에 전할 것은 자신이 정한다!"
"그건 네 자신의 말인가?"
"스네이크씨가 말한 거 아냐?"
"큿"
 "후후후. 그것이 바로 너의 무능력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너에겐 선택의 자유를 가질 자격따윈 없어"
"달라, 나는 내 자기 스스로--"
"'자기'라는 게 당신에게 있긴 한거야?"
"자네가 생각하는 '자신'따위, 어차피 몸을 지키기위한 변명에 지나지않은가"
 "세간에 넘쳐나는 '진실'중에서, 그 때 그때마다 맘에 드는 말을 누덕누덕 기웠을 뿐"
"또는,  그럴싸한 권위에 몸을 기대어 손에 넣을 빌린 것이든지"
"달라!"

"응? 누군가 그리 말해주길 바라는건가? 좋다. 말해주지"
"당신은 옳아, 잭! 자신을 확립하고 있는걸!"
"제기랄"
"어때? 당황했나? 그럼 '자아찾기'라도 해볼까?
 "아무것도 없겠지만 말이야."
"다만, 그렇게해서 자신이 만들어낸 '자신'과 상관없이 상황이 불리해지면 남탓을 하지"
"내 탓이 아냐. 네 탓이 아냐"
"그리곤 또다시 입에 좋은 '진실'을 찾아서, 거기에서 '힐링'을 바라지"
 "지금까지 이용한 '진실'을 단박에 쓰다 버리고 말이지"

"그런 자네가 진실을 정할 수 있을까"
"그 자유를 쓸 자격이 있어?"
"자네는 자유를 좀먹고 있어"
"당신에게 자유는 어울리지 않아"
"세계를 핍색하게 만드는 건 우리들이 아니다. 너희들이다."
"본래, 개체는 약하지만 무력하지 않아. 오히려 세계를 무너뜨릴 정도로 위험한 존재야"
"그리고 디지털 테크놀러지가 더욱더 개체를 강하게 한다. 그건 지금의 너희에겐 맞지않는 힘이다"

 "무엇을 남기는지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당신들이 하는 그 모든걸 우리들이 대신해서 생각해줄게."
"우리들은 너희들의 보호자니까"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관리하겠다고 말하는건가"
 "그렇다. 현대에는 무엇이든 수치화될 수 있다. 그것을 실증하기 위한 연습이었다."
"거봐, 잭은 만들어진 나를 사랑하고 있었잖아. 그렇지?"
"오셀롯도 모두 알려준 건 아니야"
"이 국가를 지배하는 우리들에게 어떤 우수한 한 명의 병사랄지라도 문제되지 않아"
 "S3 계획은 Solid Snake Simulation의 약칭이 아니야. 정확히는 Selection for Social Sanity사회의 사상적 건전화를 위한 도태"
"인간의 의지를 컨트롤하는 시스템. 그것이 S3라 불리는 것이다."
 "S3의 성과는 스네이크와 닮은 병사인 자네 자신이 아니네. 그 상황을 만들기위한 메소드. 그것을 다루는 프로토콜."

"그러니까 S3는 우리. 당신이 아니라."
"자네가 경험한 건 그 유효성을 실증하기 위한 최종시험이었다."



"우리들은 연습의 모델로 쉐도우 모셰스를 채용했다."
"어쩌면 당신에게는 판타지 쪽이 좋았으려나?"
"후후후 ... 그 사건을 택한 이유는 그것이 하나의 극한상태였기 때문이다."
"S3의 한계 성능 시험. 이것을 발생, 제어, 수속할 수있다면 다른 어떤 사상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건 실증되었다."
"라이덴, 너를 택한데는 이유가 있다. 솔리더스가 기른 소년병이라면 달리 또 있다. 하지만 우리들은 더욱이 너를 택했다. 왠지 알겠나?"
"?"
"너만 자신의 과거로부터 눈을 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은 모두, 각각 자신의 과거때문에 괴로워 하고 있었는데 ... "

"그래. 당신은 보고 싶지 않은 모든 것으로부터 등을 돌려왔어. 자신을 위해서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하고 싶은 것만을 해왔어"
"그 부근은 로즈군이 잘 알겠군"
"당신은 진짜 나를 보려고 하지 않았어. 확실히 나는 거짓말을 했어. 하지만 정말은 알아차려주기를 바랬어. ... 하지만 당신은 이해있는 척하면서, 잘 아는 척 하면서 자기자신은 나에게 다가서려고 하지 않았어. 내게 다가서려는 건, 나에게 추궁당해서 걱정이 생길려고 할때뿐. "
"그건 너를 --"
"상처주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거짓말. 당신은 자신이 상처받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상냥함'을 알리바이로해서 도망치려 했을 뿐. ... 당신은 언제나 자신을 지키려는 일만 머릿속에 차있었어 ... 나를 위해서라고 말은 해도, 정말로 무언가를 해주는 건 아니였어. 결국 전부 자신을 위해서 ... 나따위는 ... 생각지도 않았어."

"그런 거다. 즉, 자네는 우리들이 보호해야 할 대중의 모델케이스로써, 안성맞춤이었다네. 그래서 자네를 택한 거야. 사실, 지금까지 자네는 우리들이 제공하는 픽션을 받아들여 나아갔고 지시를 바라고 들은 대로 움직여 왔네. 연습은 성공이다."

"나, 말했지? G.W는 아직 미완성이라고. 그것도 이걸로 완성. 전부 당신덕분. 고마워!"

"자네 자신도 자네 경험도, 자네의 희노애락도 그저 부산물이다. 그것을 만들어내고 억제하려는 것을 확인하는게 목적이었다. 돈과 시간은 걸렸다만, 이 성공에 비하면, 아주 사소한 것이다. 자, 이야기는 끝이다. 슬슬 최후의 연습을 행해보자. 자, 라이덴, 솔리더스를 쓰러트려라"

"더 이상 네놈들 말은 따르지 않아!"
"과연 어떨까. 떠올려보라"
"당신이 죽으면 내 아이도 죽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어"
"나노머신에서 발신되는 VS(바이탈 사인)이 끊어지면, 올가의 아이가 죽는다. 그것뿐이 아니네. 자네의 소중한 로즈 군에게도 같은 장치를 해놓았네"
"로즈는 실재하는 건가?"
"물론이야, 잭, 믿어줘!"
"젠장"
"너희들은 살육전을 벌이게 되겠지"
"적어도 솔리더스는 당신을 죽이고 싶어한다구요?"
"너희들 최후의 싸움을 데이터로 수집하고 ... 이번 연습은 막을 내린다"

"자, 그럼 잭 더 리퍼. '우리'가 만든 솔리더스인가, 솔리더스가 만든 너인가? 우리들의 사랑스러운 괴물들이여 ... 즐기는 게 좋아"

"잭, 나의 아들이여. 우리 형제가 어둠의 유전정보를 이어받은 몬스터라면 ... 너는 절대로 이야기 전해질 수 없는 어둠의 역사 정보를 이어받은 몬스터 ... 어느 쪽이 후세에 계승될 지 결판을 볼 필요가 있어."


(중략)

"서로, 자유롭게 되어야겠지?


스네이크의 말


"나는 누구지."
"누구도 자신이 누구인지는 대답할 수 없지.
너는 라이덴이라는 기억, 역할(롤)을 강제당했다. 그것이 정말인지 아닌지는 문제가 아냐.

이 세상에 완전한 리얼리티는 존재하지 않아.
현실이란 많은 것은 픽션으로 되어있어. 눈으로 본 것도, 뇌가 현실이란 느낀 '현실'에 지나지 않아."

"그럼, 나는 무엇을 믿으면 되지. 무엇을 다음 세대에 전하면 되지?"

"우리들이 전하는 것은 ... 믿는 것.
우리들이 믿었던 것.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옳은가 그른가가 아니야. 옳다고 믿는 것, 그 마음이야말로 미래를 만든다.
'애국자들'도 일종의 이야기되어 전해져 온 것이다. 알겠나. 말을 믿지마라. 말이 갖는 의미를 믿어라. 자신의 이름따위 자신이 정하면 된다. 자신이 나아갈 길도 ..."
"... 내가 정한다?"
"그래, 그것이 네 자신이다."
"내가 할 수 있을까."
"확실히 이번에, 네 스스로 무엇을 고르는 일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이에 네가 생각한 것, 느낀 건 네 자신의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할지는 네 나름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지도 ... "
"그래, 처음부터 이름이나 추억이 있는 게 아냐. 그리고 이야기해 전할 것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정하는 것이 아냐."


"그러고보니, 그건 뭐냐"
"독 태그?"
(플레이어가 넣은 이름을 라이덴이 바라본다.)

"어떤가. 아는 이름인가?"

"아니, 모르는 이름이다. 자신의 이름은 자신이 정한다. 내가 사는 방식도, 그리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도. 놈들로부터 배운 것도 있어."
"그렇다. 이 땅의 먼 선조로부터 우리는 자유를 계승해왔다. 전할 자유가 있어. 이 나에게도."



"사람의 인생은 -- 아이들에게 유전정보를 전하는 것뿐만이 아냐. 사람은, 유전자로는 전파할 수 없는 것을 전할 수 있어. 말이나 문자나 음악이나 영상을 통해. 본 것. 들은 것. 느낀 것. 아픔. 슬픔. 기쁨. 나는 그것을 전한다. 전하기 위해 살아간다. 우리들은 전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들의 어리석고 슬픈 역사를. 그것들을 전하기 위해, 디지털이란 마법이 있다. 인간이 멸망하더라도, 다음 종이 이 지구에 태어나도, 이 별이 멸망해도 ... 생명의 유서를 후세에 전할 필요가 있어. 미래를 만드는 일과 과거를 이야기해 전하는 일은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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